[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고심끝에 간택한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29)는 과연 어떤 투수일까. 미국 시즌 성적과 기록들을 바탕으로 앨버스를 살펴봤다.
캐나다 서스캐처원 출신인 앨버스는 신장 186cm, 몸무게 87kg의 좌완투수로 2008년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지명됐다.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지만 다양한 구질과 탁월한 제구력, 변화가 심한 볼끝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다.
마이너리그 통산 83경기에 출전해 25승 10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 탈삼진 279개를 기록했고 2013 시즌에는 빅리그로 승격돼 미네소타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승격 이후 두 번째 경기였던 8월13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9이닝 2피안타 2탈삼진 완봉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 현역 ML 출신 앨버스, 최고의 제구력 지녔지만...구속은 글쎄?
앨버스는 현재 팬들로부터 역대급 외인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의 호평 일색의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서 완봉승을 기록한 현역 메이저리거인데다, 나이도 불과 30세가 되지 않은 전성기의 투수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브룩스 베이스볼’의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앨버스가 던진 구질 중 무려 66.67%가 패스트볼과 싱커였다. 패스트볼 역시 자연스러운 싱커성의 무브먼트를 지니고 있는데 그 중 싱커로 집계된 구질은 41.04%다. 사실상의 싱커볼러로 평가해도 무방한 투수인 셈이다. 앨버스는 이어 슬라이더(18.13%), 커브(2.29%), 슬로 커브(5.10%) 순으로 변화구를 구사했다. 해당 사이트의 기록에는 없지만 다른 통계 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서는 패스트볼을 67%, 체인지업을 8.1%정도 구사하는 것으로 집계하기도 했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86.5마일(139.2km)으로 빠르지 않다. 최고구속도 90마일(144km) 이내다. 싱커 역시 거의 유사한 85.9마일(138.2km)의 평균구속을 기록했다. 주무기는 패스트볼과 싱커. 투 스트라이크 이후나, 결정적인 상황일 경우 60%이상 포심과 싱커를 던졌다. 이어 많이 던진 구질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순이었다.
좌완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구속면에서는 특별한 경쟁력이 없다. 앨버스의 생존 전략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수준의 제구력이다. 지난해 앨버스는 메이저리그 10경기서 1.18이라는 매우 훌륭한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을 기록했다. 상대 타자들의 출루를 최대한 억제한 셈이다.
적은 이닝 당 출루율의 비결은 매우 적은 볼넷 허용이다. 앨버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서 뛴 10경기 60이닝동안 단 7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이를 9이닝 당 볼넷으로 환산하면 1.1개에 불과하다. 50이닝을 던진 시즌 중 가장 볼넷이 많았던 것이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 A에서 기록한 9이닝 당 2.18개의 볼넷이었을 정도로 탁월한 제구력을 자랑한다. 커맨드면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잘 활용하는 유형으로, 특히 바깥쪽과 몸쪽을 두루 공략하는 편이다.
▲ 부상으로 늦게 꽃 피운 앨버스, 경쟁 대신 안정 택한 것으로 보여
앨버스의 신체조건(신장 186cm, 몸무게 87kg)은 투수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탁월한 경쟁력을 지닌 편은 아니다. 거기에 대졸 유망주로 나이도 많고 구속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지명 당시 그리 큰 기대를 받지 못한 유망주였다. 앨버스의 드래프트 지명순위는 10라운드였다. 하위 라운드에서도 성공사례가 나오는 것이 메이저리그라지만 10라운드는 그중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하며, 성공 사례는 커녕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것도 극도로 희귀한 경우다.
거기에 앨버스는 샌디에이고에 지명된 이후 불과 5경기 만에 부상으로 이탈하는 불운을 겪게 됐다. 그해를 통째로 재활에 매달렸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앨버스는 2009년 4월 다시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이후 1년 내내 재활에 매달렸지만 결국 그해 샌디에이고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지명순위도 낮은데다 밑바닥부터 시작하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였다.
하지만 앨버스는 꿈을 접지 않고 2010년 독립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독립리그에서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둔 앨버스는 다시 마이너리그로 복귀, 2011년 싱글 A를 시작으로 마이너리그 레벨을 차례대로 빠르게 접수했다.
2013년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 A팀에서 시즌을 시작한 앨버스는 결국 지명 5년만에 꿈을 이뤘다. 지난해 8월7일 캔자스시티와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서 앨버스는 8⅓이닝 무실점 승리라는 감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두 번째 등판인 8월 13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완봉승을 기록, 미네소타 마운드의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경기서 한계를 드러내며 2승5패 평균자책점 4.05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렇지만 충분히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노려볼 수 있을만한 상황. 갑작스러운 결정이다. 결국 이 판단에는 지난해와 확 달라진 미네소타의 마운드 사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는 올 겨울 거액을 들여 리키 놀라스코, 필 휴즈 등을 영입하고 마이크 펠프리와 재계약 하는 등 대대적인 마운드 보강에 성공했다. 거기에 윤석민, 브론슨 아로요 등의 추가 선발투수 영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앨버스 스스로 향후 미래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린 이후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는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선발 경쟁 상대인 사무엘 데두노, 밴스 월리, 스캇 다이아몬드 등이 모두 마이너리그 옵션이 소진돼 기회를 줄 수 밖에 없는 투수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마이너리그 옵션에 여유가 있는 앨버스로서는 구단의 여러 상황들에 밀려 원치 않는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어질 위험도 충분히 있다.
한화는 29일 앨버스와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7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구단간의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100만달러 내외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거기에 여러 제반 비용을 취합하면 한화는 사실상 앨버스를 영입하는데 200만달러 정도의 금액을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200만달러는 한화가 앨버스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금액이기도 하다.
[one@maekyung.com]
캐나다 서스캐처원 출신인 앨버스는 신장 186cm, 몸무게 87kg의 좌완투수로 2008년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지명됐다. 구속은 그리 빠르지 않지만 다양한 구질과 탁월한 제구력, 변화가 심한 볼끝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이다.
마이너리그 통산 83경기에 출전해 25승 10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2.85, 탈삼진 279개를 기록했고 2013 시즌에는 빅리그로 승격돼 미네소타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승격 이후 두 번째 경기였던 8월13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9이닝 2피안타 2탈삼진 완봉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 현역 ML 출신 앨버스, 최고의 제구력 지녔지만...구속은 글쎄?
앨버스는 현재 팬들로부터 역대급 외인이라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의 호평 일색의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서 완봉승을 기록한 현역 메이저리거인데다, 나이도 불과 30세가 되지 않은 전성기의 투수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브룩스 베이스볼’의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앨버스가 던진 구질 중 무려 66.67%가 패스트볼과 싱커였다. 패스트볼 역시 자연스러운 싱커성의 무브먼트를 지니고 있는데 그 중 싱커로 집계된 구질은 41.04%다. 사실상의 싱커볼러로 평가해도 무방한 투수인 셈이다. 앨버스는 이어 슬라이더(18.13%), 커브(2.29%), 슬로 커브(5.10%) 순으로 변화구를 구사했다. 해당 사이트의 기록에는 없지만 다른 통계 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서는 패스트볼을 67%, 체인지업을 8.1%정도 구사하는 것으로 집계하기도 했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86.5마일(139.2km)으로 빠르지 않다. 최고구속도 90마일(144km) 이내다. 싱커 역시 거의 유사한 85.9마일(138.2km)의 평균구속을 기록했다. 주무기는 패스트볼과 싱커. 투 스트라이크 이후나, 결정적인 상황일 경우 60%이상 포심과 싱커를 던졌다. 이어 많이 던진 구질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 순이었다.
좌완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구속면에서는 특별한 경쟁력이 없다. 앨버스의 생존 전략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정상급 수준의 제구력이다. 지난해 앨버스는 메이저리그 10경기서 1.18이라는 매우 훌륭한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을 기록했다. 상대 타자들의 출루를 최대한 억제한 셈이다.
적은 이닝 당 출루율의 비결은 매우 적은 볼넷 허용이다. 앨버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서 뛴 10경기 60이닝동안 단 7개의 볼넷만을 내줬다. 이를 9이닝 당 볼넷으로 환산하면 1.1개에 불과하다. 50이닝을 던진 시즌 중 가장 볼넷이 많았던 것이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 산하 트리플 A에서 기록한 9이닝 당 2.18개의 볼넷이었을 정도로 탁월한 제구력을 자랑한다. 커맨드면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잘 활용하는 유형으로, 특히 바깥쪽과 몸쪽을 두루 공략하는 편이다.
▲ 부상으로 늦게 꽃 피운 앨버스, 경쟁 대신 안정 택한 것으로 보여
앨버스의 신체조건(신장 186cm, 몸무게 87kg)은 투수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탁월한 경쟁력을 지닌 편은 아니다. 거기에 대졸 유망주로 나이도 많고 구속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지명 당시 그리 큰 기대를 받지 못한 유망주였다. 앨버스의 드래프트 지명순위는 10라운드였다. 하위 라운드에서도 성공사례가 나오는 것이 메이저리그라지만 10라운드는 그중에서도 최하위권에 속하며, 성공 사례는 커녕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것도 극도로 희귀한 경우다.
거기에 앨버스는 샌디에이고에 지명된 이후 불과 5경기 만에 부상으로 이탈하는 불운을 겪게 됐다. 그해를 통째로 재활에 매달렸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앨버스는 2009년 4월 다시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이후 1년 내내 재활에 매달렸지만 결국 그해 샌디에이고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지명순위도 낮은데다 밑바닥부터 시작하기에는 적지 않은 나이였다.
하지만 앨버스는 꿈을 접지 않고 2010년 독립리그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독립리그에서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둔 앨버스는 다시 마이너리그로 복귀, 2011년 싱글 A를 시작으로 마이너리그 레벨을 차례대로 빠르게 접수했다.
2013년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 A팀에서 시즌을 시작한 앨버스는 결국 지명 5년만에 꿈을 이뤘다. 지난해 8월7일 캔자스시티와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서 앨버스는 8⅓이닝 무실점 승리라는 감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두 번째 등판인 8월 13일 클리블랜드전에서는 완봉승을 기록, 미네소타 마운드의 최고 기대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경기서 한계를 드러내며 2승5패 평균자책점 4.05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렇지만 충분히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노려볼 수 있을만한 상황. 갑작스러운 결정이다. 결국 이 판단에는 지난해와 확 달라진 미네소타의 마운드 사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네소타는 올 겨울 거액을 들여 리키 놀라스코, 필 휴즈 등을 영입하고 마이크 펠프리와 재계약 하는 등 대대적인 마운드 보강에 성공했다. 거기에 윤석민, 브론슨 아로요 등의 추가 선발투수 영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앨버스 스스로 향후 미래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을 내린 이후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 받을 수 있는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선발 경쟁 상대인 사무엘 데두노, 밴스 월리, 스캇 다이아몬드 등이 모두 마이너리그 옵션이 소진돼 기회를 줄 수 밖에 없는 투수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마이너리그 옵션에 여유가 있는 앨버스로서는 구단의 여러 상황들에 밀려 원치 않는 마이너리그 생활이 길어질 위험도 충분히 있다.
한화는 29일 앨버스와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7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구단간의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100만달러 내외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거기에 여러 제반 비용을 취합하면 한화는 사실상 앨버스를 영입하는데 200만달러 정도의 금액을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200만달러는 한화가 앨버스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금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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