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이맘때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속은 뿌듯한 만족보다는 아쉬움과 후회로 점철되게 마련이다. ‘그때 조금 더 잘했더라면’ 식의 씁쓸한 반성이 대부분이다.
설령 1등이라도 100%의 만족은 없겠으나 아무래도 잘했던 사람보다는 그렇지 못했던 이들의 씁쓸함이 더 깊고 크게 남게 마련이다. 이를테면, 올해 농사에 실패해 내년의 무대를 K리그 챌린지로 옮겨야하는 강등 클럽들이 그럴 것이다.
14위를 차지한 대전시티즌, 13위에 그친 대구FC 그리고 상주상무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12위 강원FC 등 올 시즌을 K리그 클래식에서 보냈던 세 팀의 2014년 무대는 K리그 챌린지로 바뀐다. 시도민구단들이 나란히 쓴잔을 마셨다. 기업형 구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영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현실이 성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세 팀 모두 저마다의 아쉬운 가정법이 있다.
대전은 막판 놀라운 투혼을 보여줬다. 병상에 누운 김인완 감독을 대신해 조진호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은 뒤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5연승은 그들 역사 속 최다연승(2007년과 타이)이다. 만약 6연승을 달렸다면 상황은 예측 불가였을 것이다. 기적은 없었으나, 늘 패배의식이 강했던 대전시티즌도 탄력을 받으면 연승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뒷심이었다.
대구FC는 경기 내용에 비해 승운이 너무 따라주지 않았다. 강등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백종철 전 대구 감독은 “경기란 내용과 결과가 함께 병행되어야하는 것인데, 시즌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승리라는 친구가 잔인하게 외면했다”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좋은 내용이 한 고비를 넘어 좋은 결과까지 이어졌다면”하는 후회가 클 것이다.
강원FC는 더 아쉽다.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강원FC의 성적은 6승2무2패다. 상위그룹 팀들을 모두 포함시켜도 승승장구했던 포항과 울산 정도를 제외하면 강원보다 마지막 스퍼트가 좋았던 팀은 없다. 그 짜릿한 뒷심으로 강원은 12위로 시즌을 마치고 승강 PO에 진출했다. 김용갑 감독과 함께 ‘멘탈 갑’이 된 강원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때문에 승강 PO 1차전 1-4 대패는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요컨대, 대전도 대구도 그리고 강원 모두 1부에 잔류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있었다. 그 시나리오가 시나리오에 그쳤다는 것은 두고두고 곱씹힐 아쉬움이다. 그래서 좌절감도 상실감도 클 것이다. 하지만 다시 바뀔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미련을 버리고 서둘러 팀을 정비해 1부로 올라갈 수 있는 빠른 길을 찾는 것이다.
다시 1부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K리그 챌린지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바로 승격이다. K리그 클래식 12위 팀은 자동 강등된다. 다른 방법은 K리그 클래식 11위 팀과의 PO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K리그 챌린지에서 승강 PO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은 2위~4위 간 플레이오프로 결정된다. 즉, 최소 K리그 챌린지 4위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쉽지는 않은 일이나, 사실 대전, 대구, 강원에게는 그리 높은 벽도 아니다. 챌린지의 호화군단이라 불렸던 상주상무가 승격한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1부에서 강등된 삼총사보다 객관적으로 강한 전력의 팀은 없다. 상주상무 못지않게 좋은 선수들이 수급되는 경찰축구단, 역시 1부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시민구단 광주FC 정도가 견줄 상대다.
요컨대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내년 K리그 챌린지 우승을 다툴 팀들은 나란히 2부행 통지서를 받은 ‘강등 삼총사’다. 이는 다시 1부로 올라갈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강원이나 대구나 대전은, 가능성과 확률을 키우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함이 마땅하다. 2부로 떨어졌다고 마치 그들의 축구가 끝이라도 난 것처럼 맥이 빠져있거나, 먼 미래를 도모하며 돌아갈 것을 준비하는 모습은 그리 현명해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K리그 챌린지의 경쟁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부 리그로 복귀하는 길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빨라야한다. ‘강등 삼총사’를 향한 조언이다. 넘어진 김에 팀을 정비하겠다는 마음가짐은 나쁘지 않으나 그 마음가짐은 상응하는 투자와 함께 진행되어야한다. 훗날을 기약한다는 핑계로 돈만 아낀 채 시간을 허투루 쓰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강원도 대구도 대전도 1부로 올라갈 확률은 2015년이나 2016년보다 2014년이 높다. 그렇다면 방점은 ‘내일’이 아닌 ‘당장’에 맞춰져야 한다. 일단 자신들을 위해서 그렇다. 나아가 판 전체를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끌려가는 처지였으나 K리그 챌린지에서는 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이 될 수 있다. 결국 그 역할을 맡는 팀들이 생겨야 건강한 2부 리그가 뿌리내릴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오래 공들였던 승강제의 정착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 내일 못지않게 오늘이 중요하다, 아니 내일보다도 당장이 중요하다.
[MK스포츠 축구팀장 lastuncle@maekyung.com]
설령 1등이라도 100%의 만족은 없겠으나 아무래도 잘했던 사람보다는 그렇지 못했던 이들의 씁쓸함이 더 깊고 크게 남게 마련이다. 이를테면, 올해 농사에 실패해 내년의 무대를 K리그 챌린지로 옮겨야하는 강등 클럽들이 그럴 것이다.
14위를 차지한 대전시티즌, 13위에 그친 대구FC 그리고 상주상무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12위 강원FC 등 올 시즌을 K리그 클래식에서 보냈던 세 팀의 2014년 무대는 K리그 챌린지로 바뀐다. 시도민구단들이 나란히 쓴잔을 마셨다. 기업형 구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영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현실이 성적에 그대로 반영됐다. 세 팀 모두 저마다의 아쉬운 가정법이 있다.
대전은 막판 놀라운 투혼을 보여줬다. 병상에 누운 김인완 감독을 대신해 조진호 수석코치가 지휘봉을 잡은 뒤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5연승은 그들 역사 속 최다연승(2007년과 타이)이다. 만약 6연승을 달렸다면 상황은 예측 불가였을 것이다. 기적은 없었으나, 늘 패배의식이 강했던 대전시티즌도 탄력을 받으면 연승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뒷심이었다.
대구FC는 경기 내용에 비해 승운이 너무 따라주지 않았다. 강등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백종철 전 대구 감독은 “경기란 내용과 결과가 함께 병행되어야하는 것인데, 시즌을 되돌아보면 우리는 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승리라는 친구가 잔인하게 외면했다”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좋은 내용이 한 고비를 넘어 좋은 결과까지 이어졌다면”하는 후회가 클 것이다.
강원FC는 더 아쉽다. 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강원FC의 성적은 6승2무2패다. 상위그룹 팀들을 모두 포함시켜도 승승장구했던 포항과 울산 정도를 제외하면 강원보다 마지막 스퍼트가 좋았던 팀은 없다. 그 짜릿한 뒷심으로 강원은 12위로 시즌을 마치고 승강 PO에 진출했다. 김용갑 감독과 함께 ‘멘탈 갑’이 된 강원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때문에 승강 PO 1차전 1-4 대패는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요컨대, 대전도 대구도 그리고 강원 모두 1부에 잔류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충분히 있었다. 그 시나리오가 시나리오에 그쳤다는 것은 두고두고 곱씹힐 아쉬움이다. 그래서 좌절감도 상실감도 클 것이다. 하지만 다시 바뀔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미련을 버리고 서둘러 팀을 정비해 1부로 올라갈 수 있는 빠른 길을 찾는 것이다.
다시 1부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2가지다. 하나는 K리그 챌린지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면 바로 승격이다. K리그 클래식 12위 팀은 자동 강등된다. 다른 방법은 K리그 클래식 11위 팀과의 PO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K리그 챌린지에서 승강 PO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은 2위~4위 간 플레이오프로 결정된다. 즉, 최소 K리그 챌린지 4위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쉽지는 않은 일이나, 사실 대전, 대구, 강원에게는 그리 높은 벽도 아니다. 챌린지의 호화군단이라 불렸던 상주상무가 승격한 상황에서 객관적으로 1부에서 강등된 삼총사보다 객관적으로 강한 전력의 팀은 없다. 상주상무 못지않게 좋은 선수들이 수급되는 경찰축구단, 역시 1부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시민구단 광주FC 정도가 견줄 상대다.
요컨대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내년 K리그 챌린지 우승을 다툴 팀들은 나란히 2부행 통지서를 받은 ‘강등 삼총사’다. 이는 다시 1부로 올라갈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강원이나 대구나 대전은, 가능성과 확률을 키우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함이 마땅하다. 2부로 떨어졌다고 마치 그들의 축구가 끝이라도 난 것처럼 맥이 빠져있거나, 먼 미래를 도모하며 돌아갈 것을 준비하는 모습은 그리 현명해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K리그 챌린지의 경쟁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부 리그로 복귀하는 길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빨라야한다. ‘강등 삼총사’를 향한 조언이다. 넘어진 김에 팀을 정비하겠다는 마음가짐은 나쁘지 않으나 그 마음가짐은 상응하는 투자와 함께 진행되어야한다. 훗날을 기약한다는 핑계로 돈만 아낀 채 시간을 허투루 쓰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강원도 대구도 대전도 1부로 올라갈 확률은 2015년이나 2016년보다 2014년이 높다. 그렇다면 방점은 ‘내일’이 아닌 ‘당장’에 맞춰져야 한다. 일단 자신들을 위해서 그렇다. 나아가 판 전체를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K리그 클래식에서는 끌려가는 처지였으나 K리그 챌린지에서는 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이 될 수 있다. 결국 그 역할을 맡는 팀들이 생겨야 건강한 2부 리그가 뿌리내릴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오래 공들였던 승강제의 정착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 내일 못지않게 오늘이 중요하다, 아니 내일보다도 당장이 중요하다.
[MK스포츠 축구팀장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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