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고 했다. 직접 경험하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그런데 그 귀중한 경험을 스스로 마다하고 있는 형국이라 왠지 씁쓸하다. 모두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궁극적인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 여기는 ‘유소년’과 ‘지도자’와 관련된 일인데 참석률이 너무 저조하다.
프로축구연맹이 공들여 준비한 유소년 지도자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K리그 구단들의 반응이 너무 미온적이다. 좋은 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안팎의 목소리를 귀담아 프로연맹이 야심차게 준비한 연수 프로그램인데,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클럽을 통틀어 절반에 그치는 지도자들만이 함께 한다. 아쉬운 대목이다.
K리그 산하 유스팀 지도자들이 11일 오후 ‘축구종가’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프로연맹은 영국을 목적지로 하는 이번 해외연수 1기생들을 시작으로 매년 K리그 구단 유스팀 지도자에게 유럽의 선진 축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연수 기간 동안 지도자들은 13박14일 일정으로 유소년에서부터 프로팀에 이르기까지 영국 현지의 프로팀 및 프로 산하 유스팀을 방문해 훈련 및 경기를 참관할 계획이다. 기간 동안 토니 카(웨스트햄 유스 아카데미 디렉터), 리처드 알렌(QPR 아카데미 총감독), 알란 질레트(영국 FA 지도자 강사)를 비롯한 현지 유소년 분야 최고 권위자들을 초빙하여 강의도 받는다.
특히, 웨스트햄 유스 아카데미 디렉터 토니 카는 1973년부터 웨스트햄 유스팀을 맡아 리오 퍼디난드, 조 콜, 마이클 캐릭, 저메인 데포, 프랑크 램파드 등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키워낸 영국 유소년 축구의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이다. 12월15일과 16일에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주관하는 지도자 컨퍼런스에 참가하여 강의를 청강하는 시간도 갖는다. 모조리 소중한 기회다. 그런데, 마다하고 있다.
이번 연수단 인원은 총 11명이다. K리그 챌린지 소속 구단 유소년 지도자가 7명이고, 챌린지 구단은 2명이 참석한다. 유소년 지도자는 아니나 안익수 성남 감독과 김인완 전 대전 감독도 함께 한다. 프로연맹이 각 구단에 보낸 공문을 통해 참가의사를 밝힌 지도자들이 떠나는 방식인데, 의지가 없는 구단들이 절반이다. 성격이 특별한 상주상무와 경찰축구단을 제외하더라도 K리그 20개(클래식+챌린지) 클럽 중 9개 구단만 호응을 보였다는 것은 의지박약이다.
프로연맹 측은 “꼭 유소년 클럽 지도자가 참석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유소년 지도자 혹은 구단의 추천을 받은 지도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설명을 전했다. A팀 감독이나 코치가 참가해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안익수 감독과 김인완 감독은 스스로 노크했다.
안익수 감독은 “원래는 내가 낄 자리가 아닌데, 프로그램이 너무 좋은 것 같아서 막무가내로 넣어달라고 했다”고 했으며 김인완 감독 역시 “전액 내 자비로 가겠으니 함께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체류비용은 연맹과 구단 그리고 개인이 공동으로 부담한다. 결국 의지의 차이다.
물론 시즌이 막 끝난 상황이고, 다음 시즌을 곧 준비해야하기에 A팀 지도자들이 보름 동안 한국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유소년 지도자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구단이 돈을 아끼기 위함인지, 지도자들이 고생길을 마다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쪽이든 눈살이 찌푸려진다.
언젠가 한 K리그의 일선 감독은 “프로연맹이 지도자들을 교육해야한다. 나를 포함한 감독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이 바뀌면 팀이 바뀐다. 지도자의 생각이 바뀌면 선수들의 생각이 바뀐다. 지도자의 지향점에 따라 선수들의 마인드가, 구단의 지향점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무적으로라도 교육시켜야한다. 물론 교육 프로그램은 연맹이 철저하게 준비해야할 것”이라는 강한 목소리를 내세운 적이 있다.
그런 목소리를 들었는지 프로연맹이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반응이 영 신통치가 않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정말 좋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 1기생들이 돌아오면 입소문이 날 것”이라는 말로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으나 바라보는 이도 힘이 빠지는데 준비한 이들의 속사정은 더할 것이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K리그와 한국축구다. 내일이 밝기 위해서는 새싹들이 어떻게 자라느냐가 중요하고, 그 새싹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데, 빈 대답이 너무 많다.
[lastuncle@maekyung.com
프로축구연맹이 공들여 준비한 유소년 지도자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K리그 구단들의 반응이 너무 미온적이다. 좋은 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는 안팎의 목소리를 귀담아 프로연맹이 야심차게 준비한 연수 프로그램인데,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클럽을 통틀어 절반에 그치는 지도자들만이 함께 한다. 아쉬운 대목이다.
K리그 산하 유스팀 지도자들이 11일 오후 ‘축구종가’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프로연맹은 영국을 목적지로 하는 이번 해외연수 1기생들을 시작으로 매년 K리그 구단 유스팀 지도자에게 유럽의 선진 축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연수 기간 동안 지도자들은 13박14일 일정으로 유소년에서부터 프로팀에 이르기까지 영국 현지의 프로팀 및 프로 산하 유스팀을 방문해 훈련 및 경기를 참관할 계획이다. 기간 동안 토니 카(웨스트햄 유스 아카데미 디렉터), 리처드 알렌(QPR 아카데미 총감독), 알란 질레트(영국 FA 지도자 강사)를 비롯한 현지 유소년 분야 최고 권위자들을 초빙하여 강의도 받는다.
특히, 웨스트햄 유스 아카데미 디렉터 토니 카는 1973년부터 웨스트햄 유스팀을 맡아 리오 퍼디난드, 조 콜, 마이클 캐릭, 저메인 데포, 프랑크 램파드 등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키워낸 영국 유소년 축구의 최고 권위자 중 한명이다. 12월15일과 16일에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주관하는 지도자 컨퍼런스에 참가하여 강의를 청강하는 시간도 갖는다. 모조리 소중한 기회다. 그런데, 마다하고 있다.
이번 연수단 인원은 총 11명이다. K리그 챌린지 소속 구단 유소년 지도자가 7명이고, 챌린지 구단은 2명이 참석한다. 유소년 지도자는 아니나 안익수 성남 감독과 김인완 전 대전 감독도 함께 한다. 프로연맹이 각 구단에 보낸 공문을 통해 참가의사를 밝힌 지도자들이 떠나는 방식인데, 의지가 없는 구단들이 절반이다. 성격이 특별한 상주상무와 경찰축구단을 제외하더라도 K리그 20개(클래식+챌린지) 클럽 중 9개 구단만 호응을 보였다는 것은 의지박약이다.
프로연맹 측은 “꼭 유소년 클럽 지도자가 참석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유소년 지도자 혹은 구단의 추천을 받은 지도자를 대상으로 했다”는 설명을 전했다. A팀 감독이나 코치가 참가해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안익수 감독과 김인완 감독은 스스로 노크했다.
안익수 감독은 “원래는 내가 낄 자리가 아닌데, 프로그램이 너무 좋은 것 같아서 막무가내로 넣어달라고 했다”고 했으며 김인완 감독 역시 “전액 내 자비로 가겠으니 함께 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체류비용은 연맹과 구단 그리고 개인이 공동으로 부담한다. 결국 의지의 차이다.
물론 시즌이 막 끝난 상황이고, 다음 시즌을 곧 준비해야하기에 A팀 지도자들이 보름 동안 한국을 떠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유소년 지도자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구단이 돈을 아끼기 위함인지, 지도자들이 고생길을 마다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쪽이든 눈살이 찌푸려진다.
언젠가 한 K리그의 일선 감독은 “프로연맹이 지도자들을 교육해야한다. 나를 포함한 감독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독이 바뀌면 팀이 바뀐다. 지도자의 생각이 바뀌면 선수들의 생각이 바뀐다. 지도자의 지향점에 따라 선수들의 마인드가, 구단의 지향점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도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무적으로라도 교육시켜야한다. 물론 교육 프로그램은 연맹이 철저하게 준비해야할 것”이라는 강한 목소리를 내세운 적이 있다.
그런 목소리를 들었는지 프로연맹이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반응이 영 신통치가 않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정말 좋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마 1기생들이 돌아오면 입소문이 날 것”이라는 말로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으나 바라보는 이도 힘이 빠지는데 준비한 이들의 속사정은 더할 것이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K리그와 한국축구다. 내일이 밝기 위해서는 새싹들이 어떻게 자라느냐가 중요하고, 그 새싹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데, 빈 대답이 너무 많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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