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임성일 기자] ‘철퇴축구’의 중심 김신욱이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축복받은 하드웨어에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접목시키더니 이제는 멘탈까지 달라졌다. 예전에는 그저 ‘순한 거구’ 인상이 강했던, 타고난 체격조건을 앞세운 공격수 정도로 여겨졌던 김신욱이 이제는 냉철한 킬러로 거듭난 느낌이다.
울산 공격의 핵 김신욱은 9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34분 귀중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전까지 팽팽하던 경기의 흐름은 김신욱의 시즌 19호골과 함께 급격히 울산으로 넘어갔고 3분 뒤 까이끼의 쐐기골과 함께 울산의 2-0 완승으로 끝났다. 김신욱은 제주의 페드로(17골)를 2골차로 따돌리며 득점왕을 위해 진격했고, 울산은 승점 70점 고지에 오르면서 리그 우승을 예약했다.
무승부는 곧 패배와 다름없던 전북으로서는 기본적으로 김신욱을 막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기기 위해서는 실점하지 말아야했고 그렇다면 알고도 막기 힘든 김신욱을 꽁꽁 묶는 게 골을 넣는 것 이상으로 필요한 작업이었다. 특별한 방법은 없었다. 번갈아 가면서, 혹은 여럿이 함께 김신욱을 괴롭히는 것이 전북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었다.
효과도 있었다. 김신욱은 전북의 두 센터백 정인환-윌킨슨은 물론이고 노련한 김상식과 센터백 출신의 팔방미인 김기희 등 2명의 수비형MF와도 싸워야했다. 경기 후 김신욱은 “오늘은 4명의 수비수와 싸워야할 것이라 예상했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는 말로 전북의 집단수비에 적잖이 애를 먹었음을 고백했다.
정인환 윌킨슨 김기희가 ‘힘’으로 김신욱을 막아냈다면 베테랑 김상식은 노련하게 괴롭혔다. 워낙 노련한 선수답게 심리적인 면까지 이용해 김신욱을 따라다녔다. 이 과정에서 김신욱은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김상식과의 몸싸움 도중 경고를 받기도 했다. 상대가 원하는 페이스에 말리는듯했다. 하지만 김신욱은 이겨냈다.
경기 후 김호곤 울산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김신욱에게 절대로 흥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필드로 나가기 직전에 주장에게 다시금 주의를 줬다. 신욱이에게 절대 흥분하지 말라고 또 이야기하라고 주문했다”는 말로 상대의 꾀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 전체 승부에 큰 분수령이었음을 고백했다. 결과적으로, 김신욱이 이겨냈다.
침착함으로 다시 후반전에 임한 김신욱은 결국 후반 34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패스를 정확하게 트래핑 하던 모습, 공이 떨어짐과 동시에 정확한 임팩트와 함께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던 침착함과 민첩성은 김신욱이라는 공격수의 ‘급’이 많이 달라졌음을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시즌 19호골, ‘진격의 거인’ 김신욱은 또 진격했다.
김신욱 마크에 결국 실패한 최강희 전북 감독도 “원래 장점이 많고 성실한 선수다. 결국 자세가 선수를 달라지게 한다. 본인의 의지가 있기에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시 대표팀에 발탁한 그에게 덕담을 전했다.
최강희 감독은 “지금까지는 대표팀이라는 중압감 속에서 그저 더 잘하려는 부담 때문에 활약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젠 다를 것이다. 부담이라는 부분만 해결된다면, 특징이 확실한 선수니까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김신욱 역시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뭉쳐 있다. 김신욱은 “난 많이 노력했고 또 발전했다”면서 “김신욱이 울산에서만 통하는 공격수가 아니라는 것을 대표팀에서 보여주겠다”는 출사표를 전했다. 그저 순하기만 했던 김신욱이 이토록 당당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흘린 땀을 믿는 까닭이다.
전북전을 포함해 근래 K리그에서 확인된 김신욱의 플레이는 ‘성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이제 그 발전된 모습을 부담 없이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7월 동아시안컵 이후 오랜만에 합류하게 될 홍명보호에서도 김신욱이 ‘냉철한 킬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lastuncle@maekyung.com]
울산 공격의 핵 김신욱은 9일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34분 귀중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전까지 팽팽하던 경기의 흐름은 김신욱의 시즌 19호골과 함께 급격히 울산으로 넘어갔고 3분 뒤 까이끼의 쐐기골과 함께 울산의 2-0 완승으로 끝났다. 김신욱은 제주의 페드로(17골)를 2골차로 따돌리며 득점왕을 위해 진격했고, 울산은 승점 70점 고지에 오르면서 리그 우승을 예약했다.
과거에는 그저 ‘순한 거구’ 인상이 강했던 김신욱이 정신까지 강해지면서 냉철한 킬러로 거듭난 인상이다. 이제 그 발전상을 대표팀에서 쏟고자 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효과도 있었다. 김신욱은 전북의 두 센터백 정인환-윌킨슨은 물론이고 노련한 김상식과 센터백 출신의 팔방미인 김기희 등 2명의 수비형MF와도 싸워야했다. 경기 후 김신욱은 “오늘은 4명의 수비수와 싸워야할 것이라 예상했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는 말로 전북의 집단수비에 적잖이 애를 먹었음을 고백했다.
정인환 윌킨슨 김기희가 ‘힘’으로 김신욱을 막아냈다면 베테랑 김상식은 노련하게 괴롭혔다. 워낙 노련한 선수답게 심리적인 면까지 이용해 김신욱을 따라다녔다. 이 과정에서 김신욱은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김상식과의 몸싸움 도중 경고를 받기도 했다. 상대가 원하는 페이스에 말리는듯했다. 하지만 김신욱은 이겨냈다.
경기 후 김호곤 울산 감독은 “전반전이 끝난 뒤 김신욱에게 절대로 흥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필드로 나가기 직전에 주장에게 다시금 주의를 줬다. 신욱이에게 절대 흥분하지 말라고 또 이야기하라고 주문했다”는 말로 상대의 꾀에 넘어가지 않는 것이 전체 승부에 큰 분수령이었음을 고백했다. 결과적으로, 김신욱이 이겨냈다.
침착함으로 다시 후반전에 임한 김신욱은 결국 후반 34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패스를 정확하게 트래핑 하던 모습, 공이 떨어짐과 동시에 정확한 임팩트와 함께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던 침착함과 민첩성은 김신욱이라는 공격수의 ‘급’이 많이 달라졌음을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시즌 19호골, ‘진격의 거인’ 김신욱은 또 진격했다.
김신욱 마크에 결국 실패한 최강희 전북 감독도 “원래 장점이 많고 성실한 선수다. 결국 자세가 선수를 달라지게 한다. 본인의 의지가 있기에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시 대표팀에 발탁한 그에게 덕담을 전했다.
최강희 감독은 “지금까지는 대표팀이라는 중압감 속에서 그저 더 잘하려는 부담 때문에 활약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젠 다를 것이다. 부담이라는 부분만 해결된다면, 특징이 확실한 선수니까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김신욱 역시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뭉쳐 있다. 김신욱은 “난 많이 노력했고 또 발전했다”면서 “김신욱이 울산에서만 통하는 공격수가 아니라는 것을 대표팀에서 보여주겠다”는 출사표를 전했다. 그저 순하기만 했던 김신욱이 이토록 당당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흘린 땀을 믿는 까닭이다.
전북전을 포함해 근래 K리그에서 확인된 김신욱의 플레이는 ‘성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이제 그 발전된 모습을 부담 없이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7월 동아시안컵 이후 오랜만에 합류하게 될 홍명보호에서도 김신욱이 ‘냉철한 킬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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