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쓰러질 듯 휘청거렸다가도 금방 중심을 잡으며 ‘오뚝이’ 같은 힘을 보여주던 포항이 다시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최근 5경기에서 2승3패. 올 시즌 28경기를 치르는 동안 당한 패배가 6패(15승7무)에 불과한 포항이 그 절반의 아픔을 가까운 보름 사이에 당했다.
8월28일 울산에게 0-2로 진 포항은 9월1일 전반기 마지막 라운드에서 부산에게 1-2로 패하면서 시즌 첫 2연패를 당했다. 따라서 지난 8일 원정경기로 열린 전북과의 상위 스플릿 첫 경기는 상당한 위기였다. 하지만 의외로 3-0 완승을 거두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하지만 지난 11일 서울 원정에서 다시 ‘상암 징크스’에 발목 잡히며 0-2로 패했다.
보름 동안 3패를 당한 포항이 몸을 추스릴 시간도 없이 14일 제주 원정을 떠난다. 연달아 만나는 상대들의 이름값과 전력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강행군이다. 그것도 전북 서울 제주로 이어지는 원정 3연전이라면 앞에 ‘지옥의’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무방할 코스다. 게다 이번에는 FA컵 4강이다. 뒤가 없는 단판 승부다. 제법 큰 위기를 맞은 인상이다.
하지만 그래서 또 기회일 수 있다. 이번에도 바람 앞의 등불이 아닌 오뚝이의 뒷심으로 일어난다면 진짜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결승행 티켓을 따낸다면 FA컵 2연패의 가능성을 열어둠과 동시에 정규리그에서 흔들렸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위기이자 기회이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FA컵 4강에서 만난 제주와의 리턴매치다. 제주가 상위리그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FA컵 올인’을 선언한 터라 부담은 더하다. 최근 정규리그 2경기를 모두 포항을 염두한 맞춤 전략을 가동시켰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어차피 매한가지”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황 감독은 “제주가 상대팀에 상관없이 우리를 생각한 전술을 운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알고 있다. 우리 역시 제주의 맞춤 전술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 전술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조건도 각오도 제주와 다를 바 없음을 피력했다. 이어 “상위리그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가 없다. FA컵 결승에 올라 어느 정도 부담을 덜어야한다”는 말로 놓칠 수 한판임을 밝혔다.
황 감독의 말처럼 FA컵과 정규리그를 별개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패한다면 여파는 자연스레 정규리그로 이어지게 된다. FA컵 이후 정규리그 상대는 22일 울산이다. 승점 1점차(포항 52-울산 51)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2위 울산과의 대결은 선두가 뒤바뀔 수도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다. 물론, 밀어낸다면 다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더더욱 제주전이 중요한 이유다. 가뜩이나 서울에게 패한 포항 입장에서 2연패와 함께 FA컵이라는 목표의 상실감을 안게 되면 울산전에 득 될 게 없다.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상황이다. 하지만 반대 시나리오라면 주춤했던 행보에 박차가 가해질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의 말처럼 FA컵이라는 ‘보험’을 가진 든든함으로 정규리그에 새로운 힘을 받을 수 있다.
지금껏 번번이 ‘오뚝이’처럼 일어난 포항이 중요한 고비를 만난 모양새다. 황선홍 감독은 “밖에서 매번 위기를 이야기할 때마다, 사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것이 나와 선수들에게 자극이 된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오기로, 지금까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시즌 중 가장 중요한 시기로 가는 길목에서 맞이한 위기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 위태로운 등불이거나 다시 오뚝이거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포항이다.
[lastuncle@maekyung.com]
8월28일 울산에게 0-2로 진 포항은 9월1일 전반기 마지막 라운드에서 부산에게 1-2로 패하면서 시즌 첫 2연패를 당했다. 따라서 지난 8일 원정경기로 열린 전북과의 상위 스플릿 첫 경기는 상당한 위기였다. 하지만 의외로 3-0 완승을 거두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하지만 지난 11일 서울 원정에서 다시 ‘상암 징크스’에 발목 잡히며 0-2로 패했다.
번번이 오뚝이처럼 일어섰던 포항이 또 다시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이것이 또 기회일 수 있다. 중요한 분수령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하지만 그래서 또 기회일 수 있다. 이번에도 바람 앞의 등불이 아닌 오뚝이의 뒷심으로 일어난다면 진짜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결승행 티켓을 따낸다면 FA컵 2연패의 가능성을 열어둠과 동시에 정규리그에서 흔들렸던 분위기를 끌어올린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위기이자 기회이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FA컵 4강에서 만난 제주와의 리턴매치다. 제주가 상위리그에 진입하지 못하면서 ‘FA컵 올인’을 선언한 터라 부담은 더하다. 최근 정규리그 2경기를 모두 포항을 염두한 맞춤 전략을 가동시켰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어차피 매한가지”라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황 감독은 “제주가 상대팀에 상관없이 우리를 생각한 전술을 운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알고 있다. 우리 역시 제주의 맞춤 전술에 대응하기 위한 맞춤 전술을 생각하고 있다”는 말로 조건도 각오도 제주와 다를 바 없음을 피력했다. 이어 “상위리그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가 없다. FA컵 결승에 올라 어느 정도 부담을 덜어야한다”는 말로 놓칠 수 한판임을 밝혔다.
황 감독의 말처럼 FA컵과 정규리그를 별개로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패한다면 여파는 자연스레 정규리그로 이어지게 된다. FA컵 이후 정규리그 상대는 22일 울산이다. 승점 1점차(포항 52-울산 51)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2위 울산과의 대결은 선두가 뒤바뀔 수도 있는 중요한 분수령이다. 물론, 밀어낸다면 다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더더욱 제주전이 중요한 이유다. 가뜩이나 서울에게 패한 포항 입장에서 2연패와 함께 FA컵이라는 목표의 상실감을 안게 되면 울산전에 득 될 게 없다. 바람 앞에 등불 같은 상황이다. 하지만 반대 시나리오라면 주춤했던 행보에 박차가 가해질 수 있다. 황선홍 감독의 말처럼 FA컵이라는 ‘보험’을 가진 든든함으로 정규리그에 새로운 힘을 받을 수 있다.
지금껏 번번이 ‘오뚝이’처럼 일어난 포항이 중요한 고비를 만난 모양새다. 황선홍 감독은 “밖에서 매번 위기를 이야기할 때마다, 사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것이 나와 선수들에게 자극이 된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오기로, 지금까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시즌 중 가장 중요한 시기로 가는 길목에서 맞이한 위기의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지, 위태로운 등불이거나 다시 오뚝이거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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