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승리를 지켜주고 싶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숨은 공신은 주장 이택근이다. 올 시즌 73경기 출장 5홈런 타율 2할9푼2리, 득점권 타율 3할3푼. 올 시즌 상하위타선에 가리지 않고 배치돼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수훈선수 인터뷰에서는 항상 ‘선발 투수의 승리를 지켜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택근은 지난 6월 25일 목동 LG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통산 65번째로1000안타를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날 동점상황을 깨고 추가 득점을 올린 건 이택근의 방망이었다. 이택근은 2-2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6회말 2사 2루에서 오현택을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5호 홈런. 승기를 잡은 넥센은 이후 강정호-김민성이 각각 2점 홈런을 터뜨려 8-5로 승리했다.
이택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날 선발 투수) 브랜든 나이트의 승리를 지켜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인 기록보다 팀의 승리와 선발 투수의 승수를 쌓아주는데 집중했던 것이다.
24일 두산과의 주중 2차전에서는 중심타선으로 복귀했다. 염경엽 감독은 “LPG타선의 복귀”라고 얘기하며 이택근-박병호-강정호를 내세웠다. 3번 타자로서 타율 3할1리(219타석 66안타)를 기록 중인 이택근을 내세운 넥센은 이날 ‘이택근 효과’를 톡톡히 봤다.
1회초 선취 4점을 내주고 시작한 경기에서 이택근의 방망이가 추격의 첫 득점을 올렸다. 1회 무사 1,2루에서 이택근은 상대 선발 노경은의 초구를 공략해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렸다.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또 한 번 초구를 받아쳐 2루타를 날린 뒤 후속타자 박병호의 홈런으로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5-6으로 1점 차 승부를 벌이던 7회에는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 후 오현택의 송구 실책을 놓치지 않고 질주해 3루에 안착했고 김민성의 안타 때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6-6 동점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이날 5번째 타석이었던 8회말 1사 3루에서는 희생타로 승리의 쐐기를 박은 넥센은 8-6으로 역전승했다.
이택근은 이전과 같이 “선발 투수의 승리를 지켜주고 싶었다. 팀이 이겨서 기쁘다”라며 개인 성적보다 팀의 성적을 우선시했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 투수들에게 “36명의 선수들이 바라보고 있다. 승수를 쌓아주기 위해 다들 노력하니 포기하지 말고 던져라”고 강조한다. 23일 선발 나이트는 1회에 선취점을 내줬으나 6이닝 2실점으로 막았고 24일 선발 강윤구는 1회부터 4실점하며 고전했으나 4이닝을 소화하며 6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감독의 충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선발 투수들의 포기를 막은 건 이택근의 방망이었다. 후반기 8타수 5안타(2루타 2개) 2타점을 기록한 이택근은 상대 투수와 긴 승부를 벌이지 않았다. 공격 태세를 갖춘 이택근의 방망이는 투수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지키는 야구'를 이어가는 넥센은 끈기를 가진 주장 이택근의 리더십을 앞장 세워 모든 선수가 매 경기 포기없는 '끝장 승부'를 펼치고 있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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