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김재호 특파원] 고향팀을 상대로 등판하는 영광을 누렸지만, 결과는 악몽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대체 선발 에릭 서캄프가 대량 실점을 허용하며 조기에 강판됐다.
서캄프는 이날 더블헤더 경기의 선발로 나서기 위해 트리플A 프레스노에서 올라와다. 원래 메이저리그는 25인 로스터를 유지하지만, 더블헤더에 한해 한 명을 대체 선발로 추가 등록할 수 있게 해준다. 이날 경기 서캄프가 그런 경우였다.
2011년 6경기에 나와 2승 2패 평균자책점 5.74를 기록했던 서캄프는 지난해 팔꿈치 수술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이번 시즌 트리플A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 중이었다.
서캄프의 상대는 공교롭게도 고향팀인 신시내티였다.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그는 그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자연스럽게 레즈의 팬이 됐고, 켄 그리피 주니어의 경기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워갔다.
그리고 이날, 시즌 데뷔전에서 고향팀을 상대로 선발 등판하는 영광을 누렸다. 1회까지는 괜찮았다. 세 타자를 범타로 잡으며 깔끔하게 마쳤다.
그러나 2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1사에서 제이 브루스에게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내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토드 프레이저의 뜬공을 2루수가 쫓아가 잡다 놓치며 1사 1, 3루로 이어졌고, 잭 코자트의 좌전 안타, 데빈 메소라코의 홈런으로 순식간에 4점을 내줬다.
악몽은 3회에도 계속됐다. 선두 타자 조이 보토에게 좌측 담장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내줬고, 프레이저부터 토니 싱그라니까지 하위 타선 네 타자에게 연달아 안타를 내주며 점수가 1-7까지 벌어졌다.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부르스 보치 감독은 3회 2사 1, 2루에서 채 60개도 던지지 않은 그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2 2/3이닝 9피안타 7실점 평균자책점 22.63. 그가 이날 기록한 성적이다. 고향팀을 상대로 서캄프는 메이저리그의 혹독함을 깨닫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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