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성남) 임성일 기자] 사흘 간격으로 펼쳐졌던 성남과 포항의 2연전은 결과적으로 모두 무승부였고 모두 혈전이었다.
성남과 포항이 13일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경기에서 2골씩 주고받은 끝에 2-2로 비겼다. 포항이 전반 36분 노병준, 전반 44분 배천석의 연속골로 쉽게 경기를 잡는 듯했으나 성남이 후반 9분 김동섭 후반 18분 이종원의 릴레이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면서 1점씩을 나눠가졌다.
성남이 포항에게 전반 2골을 내주고도 후반 2골을 따라잡으면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오히려 뒤집을 수도 있었던 흐름이다. 사진= 성남일화 제공 |
상대적으로 포항의 대응이 돋보였다. FA컵 패배를 갚기 위해 성남이 적극적으로 나올 것을 예상한 황선홍 감독은 경기 초반의 컨셉을 침착한 대응으로 잡은 듯 급하지 않게 맞서며 역습을 꾀하는 전술로 나섰다. 어느 정도 후반을 도모하겠다는 인상이 강했으나, 후반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전반에만 2골이 터졌다.
전반 36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이명주가 왼쪽에 있던 노병준에게 낮고 빠르게 패스했고 이를 한 번 트래핑한 뒤 떨어지는 공을 정확하게 왼발로 때려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째 골 역시 이명주가 절반을 만들었다. 전반 44분 이명주가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강하게 때린 슈팅을 전상욱 골키퍼가 막아내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튀어나온 공을 배천석이 손쉽게 밀어 넣으면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포항이 손쉽게 경기를 지배하는 흐름이었으나 성남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후반 9분 이승렬이 왼쪽으로 파고들면서 땅볼로 올린 크로스를 김동섭이 수비수와의 몸싸움에서 이겨내면서 방향을 바꾸는 슈팅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빠른 만회골로 경기 양상은 흥미진진해졌다. 이때부터는 벤치싸움도 뜨거워졌다.
골이 터지던 순간, 안익수 성남 감독은 미드필더 김철호를 빼고 이종원을 투입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부산에서 갓 영입한 이종원이 성남 유니폼을 입고 첫 선을 보이던 순간이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카드를 꺼냈다. 후반 13분 노병준과 배천석을 빼고 고무열과 박성호를 동시에 투입하면서 공격진영의 배치를 확 바꾸었다.
황 감독이 이례적으로 두 선수를 한꺼번에 넣은 것은 1골차로 안심할 수 없는 흐름이던 까닭이다. 그만큼 성남의 페이스가 좋았고, 결국 동점골이 터졌다. 추를 맞춘 주인공이 뉴 페이스 이종원이었으니 더 극적이었다.
후반 18분 김동섭이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 키를 넘기겠다는 의도로 띄운 슈팅이 신화용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다. 이것이 집중력을 가지고 쇄도한 이종원 앞에 떨어졌고 이종원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홈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분위기는 성남의 것이었다. 경기를 뒤집겠다는 의욕이 가득했고 실제로 매서운 공격을 펼쳤다. 후반 30분, 황선홍 감독은 황진성까지 넣으면서 불을 끄려했으나 성남의 기세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포항은 뒤집히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던 흐름이다. 뒤집지 못한 성남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법한 무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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