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은 김상현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극심한 6월 부진 때문이다. 이 감독 뿐 아니라 김상현도 마찬가지. 마음고생이 심하다. 지난 28일 잠실구장 근처 원정 숙소 커피숍에서 둘이 만났다.
이만수 SK 와이번스 감독이 최근 부진한 김상현과 면담을 가지며 부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 감독은 김상현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지난 27일 목동 넥센전 선발 제외에 이어 28일 잠실 LG전에서도 뺐다. 대신 김상현과 진지한 면담의 시간을 가졌다. 이 감독은 “프리 토킹”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일단 김상현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 마음의 짐이 더 크다고 느꼈기 때문. 이 감독은 “본인 스스로 괴롭고 힘들어 하더라. 소화도 안 된다고 하더라”며 “주변에서도 보기 안타까울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일단 김상현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코치진에게도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이 감독은 “맥스 코치와 최경환 코치에게 ‘시즌 중에 타격 폼을 바꾸려고 하지 마’라고 전달했다”며 “타격 폼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하면 안된다. 베테랑은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것이 있기 때문에 고칠 수도 없다. 편안하게 원래 스타일대로 치게 놔두면서 스스로 깨우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 감독은 타격 타이밍이 늦어 지는 것에 대해 포인트를 앞에서 타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만 연구하라고 주문했다.
이 감독은 김상현에게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현역 선수시절 얘기도 털어놨다. 이 감독은 “나 같은 퍼져서 스윙을 하는 스타일도 3할을 쳤다. 내가 이승엽처럼 짧게 스윙한다고 5할을 칠 수 없다. 내 스타일대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최대한 김상현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 감독은 깊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살려 기술적인 코치도 직접 했다. 이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한 얘기는 비밀로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결국 이 감독의 조언은 한계가 있다. 이 감독도 김상현도 안다. 이 감독은 “이제부터는 김상현 자신의 몫이다. 스스로 살아나야 한다.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min@maekyung.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