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들의 행보치고는 미지근하다. 양 팀 공히 부상자들이 많았다는 핑계가 있었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밖에서의 인정은 크게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문제다. 더 이상 밀리면 곤란하다.
수원과 전북이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후반기 재개를 알리는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승점 1점 차이(전북 21, 수원 20)로 5위와 7위에 올라있는 두 팀으로서는 결코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공히 후반기에는 올라가야하고 달라져야한다.
올라가야하는 수원과 달라져야하는 전북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맞붙는다. 상대를 꺾는 팀은 보약을 챙길 수 있으나 꺾기는 팀은 휘청거릴 각오를 해야 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따라서 전북전은 커리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고서 정규리그와 ACL을 병행하느라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로가 쌓인 서정원 감독이 휴식기 동안 팀을 어떻게 정돈시켰을지 관심이 모이는 경기다. 수원이 만약 전북전에서 승점을 챙기지 못하면 시즌 개막 이후 처음으로 상위리그 커트라인(7위)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FC서울이 하위권으로 밀려났다가 상위리그 안으로 들어오기까지 3달이 넘게 걸렸다. 한번 나가면 좀처럼 들어오기 힘들다.
전북도 상황이 썩 좋지는 않다. 파비오 감독대행 체제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일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무려 1-4로 대패했다. 전반기의 마무리를 산뜻하게 하는 동시에 파비오 감독대행과의 유종의 미를 바랐던 경기에서 최악의 패배를 당하면서 여러모로 찝찝한 마무리가 됐다. A매치 휴식기는 전북에게도 달콤했다.
하지만 전북은 아직 어수선한 상황이다.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뒤 금의환향할 예정이던 최강희 감독이 아직 복귀하지 못했다. 본선행은 성공시켰으나 내용과 과정이 썩 좋지 않아 이래저래 마음고생이 심했고 때문에 지친 심신을 달래는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전북은 일단 최강희 감독과 대표팀에서까지 동고동락한 신홍기 코치를 수석코치로 선임하면서 서서히 체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또 다른 의미의 대행체제인 수원전에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한다.
수원이나 전북은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올 시즌 우승후보다. 하지만 전반기의 기세는 공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런저런 악재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다는 것은 나름 박수 받을 일이지만 정상을 노리는 팀이라면 이제 반등이 필요하다. 하필 이때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상대를 꺾는 팀은 보약을 챙길 수 있으나 꺾기는 팀은 휘청거릴 각오를 해야 한다.
[lastuncle@maekyung.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