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더 이상 꿈이나 기적이란 단어를 쓰기에는 민망한 수준이 됐다. 이변은 잠시잠깐 솟구쳤을 때난 어울리는 수식어다. 인천유나이티드는 꾸준하다.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강팀의 기본요건임을 감안했을 때, 이제 인천은 꿈이 아닌 현실을 말하고 있다.
인천유나이티드가 월드컵 예선으로 인한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26일 오후 7시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남과의 시즌 14라운드 홈경기를 통해 후반기를 시작한다.
이제 인천에게 이변이나 기적을 말할 단계는 넘어섰다. 인천은 이제 꾸준하다. 꾸준하다는 것은 그만큼 강해졌다는 방증이다. 이제 그들은 현실을 말하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공수 밸런스가 그만이다. 인천이 기록하고 있는 골득실 +9는 선두 포항의 +13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비록 20골이라는 득점력은 상위그룹 팀들에 비해 다소 약한 면이 없지 않으나 수비력만큼은 최강이다. 안재준 이윤표 박태민 김창훈으로 구성된 인천의 포백은 13경기에서 11골만 내주는 짠물수비를 펼치면서 리그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골키퍼 권정혁의 무실점 5경기는 이 부문 공동 1위다.
이처럼 단단한 뒷문과 함께 인천은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봉길매직’을 이끄는 김봉길 감독도 “인천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것은 꾸준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패가 없었다. 계속 이길 수는 없어도 연속해서 경기를 망치지는 않았다. 경기력의 기복이 없어졌다는 것이 가장 반가운 일”이라는 말로 성적의 원동력을 설명한 바 있다.
시즌 개막 전만해도 상위리그 커트라인인 7위 이내 진입을 노렸던 인천의 지향점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아직까지 공식적인 목표는 ‘상위그룹 진출’이다. 하지만 내심 그 이상을 바라고 있을 상황이다. 김봉길 감독도 “상위리그를 확정지으면, 그 다음부터는 나도 욕심을 낼 것”이라는 의지를 전했다. 당연히 그래야할 일이다.
최근 6경기에서 3승2무1패를 기록한 인천은 26일 성남에게 승리를 거둘 시 울산을 제치고 2위로 점프한다. 아니, 무승부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골득실차에서 울산보다 앞서 2위가 된다. 지난 2005년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과 함께 준우승을 차지했던 인천의 꿈같은 비상이 다시 눈앞에 현실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매직’같은 일이다.
물론,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다. “한 경기마다 순위가 훅훅 바뀐다. 지난해 스플릿 시스템을 경험하고 나서 모든 팀들의 절실함이 달라졌다. 10개 팀 정도는 거의 수준차가 없다고 본다”는 김봉길 감독의 다짐처럼 절대 방심은 없다. 다시 각오를 다지고 상승세를 도모한다는 측면에서도 성남과의 후반기 스타트는 중요하다.
인천이 만약 성남을 잡으면 승점 26점이 된다. 선두 포항과는 3점 차이다. 공교롭게도 인천은 오는 29일 포항스틸러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제법 흥미로운 그림이 마련될 수 있다. 어쩌면 선두탈환도 가능하다. 이제 인천은, 꿈이 아닌 현실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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