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내가 틀렸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고수했던 원칙을 바꿨다. 연패 탈출을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마무리 손승락에 대한 얘기다.
염 감독은 지난 14일 잠실 LG전을 마친 뒤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많은 경험 많은 야구인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염 감독은 “반성을 많이 했다. 내가 계획했던 것이 틀렸다”고 했다. 이어 “감독의 선택이 잘못될 수 있다. 초보다운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며 “야구는 결과다. 지금은 연패를 빨리 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염 감독은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유독 아꼈다. 손승락은 지난 7일 목동 KIA전 이후 등판을 하지 않고 있다. 22경기서 19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는 특급 마무리를 너무 아꼈다.
손승락을 아낀 이유는 분명했다. 염 감독의 원칙과 고집이었다.
염 감독은 “무리를 시키지는 않는 범위에서 남아있는 카드가 있다면 썼어야 했다”며 “손승락 카드가 남아 있었는데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손승락이 나가서 지고 걸어 내려오는 모습을 보기 싫었다. 마무리 투수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일”이라며 “여기서 손승락까지 무너지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았다”고 손승락을 아낀 이유를 털어놨다.
염 감독은 고민 끝에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염 감독은 “연패를 해도 내가 생각한 원칙은 지키자는 것이 내 원칙이었는데, 팀이 강해지려면 원칙을 깨고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시즌 전에 생각했던 것이 틀렸기 때문에 방향을 약간 변화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실 염 감독은 최근 연패 중에서도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염 감독도 “사건 수습이 먼저였기 때문에 야구에 집중을 해야 할 시간을 빼앗긴 것은 사실이다. 더 많이 준비하고 경기에 나서야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아쉬움을 남겼다.
누구보다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염 감독이 원칙을 깼다. 팀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감독부터 변하기로 한 것이다. 염 감독은 “1선발인 나이트가 연패를 끊어줬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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