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표권향 기자]“예전에 내가 얼마나 잘 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김광현이 부활했다. 어깨 통증을 털어내고 비룡군단의 에이스다운 투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과거를 잊었다. 옛날의 김광현이 아닌 미래의 김광현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올해 9경기(선발 8회)에 등판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7이닝 8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하며 6경기 만에 시즌 2승째를 거뒀다.
김광현은 114개의 공을 던졌는데, 올해 최다 투구수다. 그러나 어깨도, 팔꿈치도 아프지 않았다. 김광현은 “6회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전력으로 던졌다. 그런데 1이닝만 더 던지자고 했고, 나 역시 팔 상태가 좋았기 때문에 계속 던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잦은 왼쪽 어깨 통증으로 겨우내 재활을 했다. 이에 대해 염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김광현도 부담스럽고 불안한 건 매한가지였다.
김광현은 “한 번 아팠기 때문에 부담감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 부담을 빨리 떨쳐내는 사람이 이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부터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올해 자신감을 찾았다. 조금씩 불안감을 줄여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자신의 현 주소도 냉철하게 바라봤다. 김광현은 “예전에 내가 얼마나 잘 했는지 모른다. 팬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걸 잘 알지만, 그 기대에 보답하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이내 밝은 모습을 찾은 김광현은 “2007년 신인 시절에도 못 하다가 성적이 올라왔듯이 자신감만 찾으면 된다”며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만수 감독은 공개적으로 김광현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불펜 난조와 타선 지원 부족으로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만수 감독이 “5승은 했을텐데”라고 토로할 정도였다.
김광현은 개의치 않아했다. 김광현은 “올해 목표는 승수 쌓기가 아니다. 앞으로 계속 나가는 게 목표다. 전날 승리투수가 된 것보다 팔상태가 좋은 것이 만족스럽다. 승리투수야, 내가 잘 던지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전성기를 누릴 때와 비슷한 볼과 구위를 되찾았다는 김광현은 “17,18승을 하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예전만큼 잘하겠다는 생각보다 앞으로의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해 앞으로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gioia@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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