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11년 만의 가을야구도 성큼 다가온 기대감을 준다. 그러나 아직은 시기상조. 30도를 웃도는 여름 야구로 전환하면서 기대와 불안은 공존한다. 불안을 해소할 키는 외국인선수 벤자민 주키치가 쥐고 있다.
LG는 9일 잠실 롯데전에서 화룡점정을 찍겠다는 각오다. 스윕 시리즈를 위해 선발로 주키치가 나선다. 주키치는 LG의 마지막 고민거리다.
2년 연속 10승을 책임진 에이스가 올 시즌 내내 부진하다. 두 시즌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주키치는 올해 5.08에 머물러있다. 개인 성적도 3승4패에 불과하다. 2군행 이후 반짝 제자리를 찾는가 싶더니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서 3이닝 6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주키치는 지난해 후반기 급속도로 구위가 떨어졌다. 체력이 부진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밸런스가 흔들리며 좀처럼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자신감도 크게 떨어진 분위기다. 주키치의 2군행도 자신감 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차명석 LG 투수코치는 “주키치가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시즌 전 잔부상으로 뒤늦게 몸을 끌어올린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즌 중‧후반 기대를 할만하다는 얘기다.
LG는 우려했던 국내 선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해외복귀파 류제국이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든든한 힘을 얻었고, 두 사이드암 우규민과 신정락도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시킨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선수 레다메스 리즈도 지난 두 시즌보다 진화한 투구 내용으로 에이스를 꿰찼다. 불펜은 9개 구단 가운데 최강을 자부한다.
주키치가 LG 마운드의 유일한 골칫거리인 셈이다. 하지만 주키치는 이미 검증된 선수다. LG와의 재계약 이전에 일본에서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과 역행하는 행보를 걷고 있는 주키치에 대한 믿음은 아직 유효하다. LG 구단 관계자는 “작년과 반대로 올해 후반기에 주키치가 힘을 내준다면 더 좋은 일이 아니겠나?”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12번째 등판인 이날 롯데전은 주키치에게 중요한 전환점이다. 상승세의 LG도 주키치의 활약 여부가 큰 의미가 있다. 주키치의 왼손 끝에 후반기 LG의 가을야구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절치부심 부활을 노리는 주키치를 상대로 롯데는 사이드암 이재곤을 선발로 내세운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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