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이재학이 마무리 투수 데뷔전서 아쉬움을 가득 남겼다.
아픈 첫 경험이었다. 이재학은 6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SK전에서 팀이 6-1로 앞선 8회 2사 2,3루 위기서 등판해 ⅓이닝 1피안타 1실점 1탈삼진을 기록하고 9회 무사 1,2루에서 교체됐다.
첫 도전부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재학은 최금강이 남겨두고 간 주자 2,3루를 승계해 김강민을 상대했다. 6구째 회심의 체인지업을 구사했지만 다소 밋밋하게 떨어지면서 중견수 왼쪽 방면의 안타로 연결됐고 그 사이 주자들은 모두 홈으로 들어왔다. 스코어는 6-3. 그러나 이재학은 흔들림 없이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친 조인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8회를 마쳤다.
NC가 8회말 나성범의 1타점 2루타로 1점을 더 뽑으면서 이재학은 7-3 리드 상황에서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갖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흔들림은 계속 됐다. 9회 선두타자 김성현에게 던진 6구 써클체인지업이 다시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측 깊은 방면의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조동화에게 던지 초구 직구가 다시 좌중간 2루타로 연결돼 1실점을 했다. 결국 최정에게 등쪽으로 향하는 사구를 던지자 NC 벤치는 이재학을 대신해 임창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임창민은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경기를 매조졌다.
많은 이들에게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한 등판이었다. 이재학의 마무리 투수 보직 변경은 아쉬움이 더 컸던 결정이었다. 선발로서 보여준 것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 이재학은 올 시즌 NC의 1군 첫 승과 첫 완투를 기록했다. 이날 전까지 8경기에 선발로 나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하며 외국인 선수 세 명, 이태양과 함께 NC 선발진을 확실히 책임졌다.
하지만 손민한이 6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함에 따라 보직을 이동했다. 흔들리고 있는 뒷문에 비해서 선발쪽은 여유가 생겼다는 판단. NC는 시즌 초 김진성이 보직을 맡은 이후 이민호가 이어받았지만 확실한 안정감은 보여주지 못했다. 고심 끝에 찾은 적임자가 이재학이었다. 이재학이 마무리 투수에게 꼭 필요한 탈삼진 능력과 담대한 배짱을 갖고 있다는 점이 선택의 배경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이재학은 47⅓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40개를 잡아냈다. 주자 있을 때의 피안타율이 2할2푼9리, 주자 없을 때의 2할4푼2리보다 좋다는 점도 반영됐다.
손민한은 5이닝 1실점의 깔끔한 투구로 선발승을 따내며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이재학 역시 이제부터 시작이다. 데뷔전 우려를 씻어내야할 책임이 있다. 청운의 에이스가 팀의 수호신으로 아픈 한 발을 내딛었다.
[one@maekyung.com]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