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일본, 오사카) 김원익 기자] 뉴욕 양키스냐 아니면 요미우리 자이언츠냐.
아직 시즌이 얼마 지나지 않은 5월이지만 이대호(오릭스 버펄로스)의 내년 거취가 뜨거운 감자다. 차기 행선지는 미정이나, 일본과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구단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앞서 일본의 ‘도쿄스포츠’는 4월 29일자 기사에서 ‘이대호와 이토이 요시오가 양키스의 표적이 되는가?’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도쿄스포츠’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고베 호토모토필드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경기에 양키스 스카우트 릭 윌리엄스가 나타났다. 라쿠텐의 다나카 마사히로 외에는 특별한 이적 대상자가 없었음에도 5일간 경기를 면밀히 주시했다. ‘도쿄스포츠’는 새로운 스카우트의 출몰을 근거로 든 “메이저리그는 같은 스카우트가 쭉 보는 게 아니라 처음보는 사람에게 신선한 감각으로 판단을 시킨다. 다르빗슈 유가 텍사스 레인저스에 갈 때도 그랬다. 그만큼 양키스가 진지하다는 증거다”라는 오릭스 구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미국 뿐만이 아니다. MK스포츠의 현지 취재 결과 이대호를 향한 일본 구단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8일 일본의 다수의 기자들은 “현재 복수의 구단들이 이대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대호의 이적 가능성은 높게 내다봤다. 특히 일본 유력 신문의 한 기자는 “내년 이대호의 요미우리행은 충분히 가능성이 높은 일이다. 요미우리 쪽에서도 상당한 관심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대호와 요미우리의 조우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일본 기자들은 지난해 최하위팀을 이끌며 타점왕에 오른 이대호의 활약에 주목하며, 요미우리의 영입시도를 기정사실로 봤다.
사실 요미우리는 올 시즌 종료 후 치솟을 가능성이 높은 이대호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구단이다. 많은 용병타자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없다. 요미우리는 한국 선수들을 포함한 최고의 선수들에게는 늘 공격적이었다. 돈에는 전혀 구애를 받지 않는다. 앞서 이승엽(삼성)의 영입효과를 제대로 경험했던 만큼, 이대호 영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 유력하다.
현재 양키스의 주전 1루수는 마크 텍세이라다. 5번의 골드글러브와 3번의 실버슬러거를 따냈을 만큼 수비력과 장타력을 겸비한 강타자다. 양키스와 2016년까지 장기계약을 맺고 있어, 1루수를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변수는 텍세이라의 기량 하락세다. 양키스 이적 첫해인 2009년 타율 2할9푼2리 39홈런 122타점의 훌륭한 성적을 냈으나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성적이 떨어져 지난해에는 타율 2할5푼1리 24홈런 84타점에 그쳤다. 출루율 3할3푼2리, 장타율 4할7푼5리로 이들 둘을 합친 OPS가 0.807에 그쳤다. 지난 3년간 기량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점점 공갈포의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 올해도 손목 부상으로 아직 1경기에도 나서지 않고 있는데다 적지 않은 나이기 때문에 향후 활약을 장담하기 어렵다. 확연히 비교되는 이대호의 수비력이 관건이나, 1루와 지명타자 자리를 나눠맡을만하다.
지명타자쪽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연봉 200만달러에 옵션이 포함된 1년 계약을 맺은 트래비스 헤프너가 6홈런 18타점의 깜짝 활약을 하고 있으나, 안정성이 떨어진다. 37세라는 많은 나이에다 지난 6년간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시즌이 한 번 밖에 없을 정도로 부상이 잦다. 부상중인 텍세이라를 대신해 1루수를 맡고 있는 라일 오버베이 또한 36세의 노장에 대체선수의 인상이 짙은 자원이다.
이미 상당부분 선수단의 고령화가 진행된 양키스에는 젊은 피가 절실하다. 그 적임자는 이대호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물론 양키스의 관심은 시즌 종료 후 FA를 선언한 이토이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활약상과 올해 성적을 비교하면 이대호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설령 양키스가 아니더라도 이대호의 의지만 있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은 충분히 성사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일본 프로야구 잔류와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두 개의 선택지가 이대호의 앞에 놓여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직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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