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서 3-10으로 완패했다. 1회초 무더기 7실점을 하면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선발 등판한 고원준이 대량 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자책점은 4점에 불과했다. 결국 실책이 불을 지폈다. 최근 안정 모드였던 고원준도 ⅔이닝 만에 패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롯데의 올 시즌 초반 최대 과제는 실책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23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8위를 기록했다. 최다 실책은 NC 다이노스. 신생팀의 실책 27개보다 단 4개가 적은 기록이다. 롯데는 이날 실책 2개를 추가했다. 휴식기에 접어든 NC의 경기가 없었지만, 같은 24경기를 치르는 동안 실책이 단 2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결정적 순간 어이없는 실책이 나온다는 점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랬다. 1회초 무사 1루 상황서 나온 박한이의 유격수 앞 평범한 땅볼이었다. 하지만 유격수 문규현이 땅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결국 유격수 실책으로 기록되며 주자가 모두 살았다. 병살 코스 실패는 고스란히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고원준은 연속 볼넷과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롯데의 실책이 고원준을 흔들리게 만들었고, 삼성의 기를 살린 셈이었다. 삼성은 타선 한 바퀴를 돌며 마음껏 맹타를 휘둘렀다. 이미 승부는 1회에 갈렸다.
롯데는 안방에서 굴욕적인 기록도 안았다. 이날 삼성이 1회에 뽑은 7득점은 12년 만의 최다 득점 기록이 됐다. 삼성은 지난 2001년 9월 11일 대구 KIA전서 1회 7득점을 올린 것이 마지막 기록이었다. 역대 삼성의 1회 최다 득점 기록은 이승엽의 만루포가 터진 1999년 8월7일 대구 두산전 11득점이었다.
롯데는 12패(11승)째를 당하며 승률 5할 밑으로 떨어졌고, 순위도 6위로 밀려 상위권 도약 발판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경기 초반 불거진 단 한 번의 결정적 실책이 만든 참패. 롯데로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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