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냥꾼 일당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에 알선한 대가로 5억원 상당을 수수한 금융 브로커 4명이 구속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알선수재·배임) 및 범죄수익은닉법위반의 혐의로 방송제작업체 이사 출신 A씨(57)와 증권사 투자상담사 출신 B씨(56) 외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브로커들은 기업사냥꾼이 무자본으로 인수한 2개의 부실 상장사(S사, H사)가 금융기관에서 대출·유상증자로 합계 675억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알선하고 그 대가로 5억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사냥꾼 일당은 2016년 5~8월 사채로 코스닥 상장사 S사를 인수한 후 허위 보도자료와 공시로 주가를 올려 약 161억원 가량을 가로챘다. 이들은 또 2017년 2∼5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약 70억원을 부당하게 챙겼다. 최모씨(56)를 포함한 일당 4명은 2016년 5월∼2019년 5월 사채 상환을 위해 S사에서 약 89억원을 횡령하는 등 총 718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 A씨(57)는 최씨 일당이 2018년에 부실 상장사인 H사의 페이퍼컴퍼니가 한 저축은행에서 150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알선하고 대가로 1억6500만원을 수수했다. 또 H사의 경영진과 공모해 H사가 대출받는 조건으로 또 다른 부실기업의 주식을 인수하도록 해 H사에 약 8억원의 손해를 가했다.
B씨(56)와 D씨(51)는 한 증권사가 부실 상장사인 S사의 330억원 유상증자 주관을 맡도록 알선하고 그 대가로 각각 2억원을 수수했다. C씨는 2016년부터 2018년 5월까지 두개의 증권사가 부실 상장사 두 곳에 각각 195억원, 330억원 유상증자 주관사를 맡도록 알선하고 약 1억300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코스닥 상장폐지된 S사와 H사 기업사냥 사건 수사 중 단서를 포착하고 올해 8월부터 A씨 등을 추적해왔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자본시장의 투명성·건전성을 해치고, 다수의 일반투자자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킨 금융 브로커(4명)를 적발, 전원 구속했다"며 "향후에도 금융범죄중점검찰청으로서 금융·증권 관련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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