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타다, 17개월 딸 손가락 절단" 母폭로에…업체들 "우린 아냐"

유모차에 17개월 된 딸 아이 손가락이 끼어 절단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올라왔다. 아이 부모 측은 유모차 하자를 주장하며 제조사 측에 항의했지만, 제조사는 사용자 부주의라며 맞대응 하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모차 사고로 딸 아이 손가락이 절단된 사고를 알리는 글이 확산하고 있다.
작성자 A씨에 따르면 그는 3개월 전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폴딩 유모차를 펼쳐 벨트 장착 후 브레이크를 풀고 출발하자마자, 유모차가 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가 떠나가라 우는 모습을 보여 재빨리 유모차를 펼쳤다. 바로 119를 불러 대학병원에서 아이의 손가락 봉합수술을 받았다는 A씨는 지금도 그때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기억나 눈물이 나고 본인의 손가락을 자르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수술받은 아이 손가락은 윗부분이 괴사해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또 A씨는 손가락 모양이 정상적이지는 않다며 아이 손 사진을 첨부했다.

A씨가 글을 쓴 이유는 해당 회사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얼마 전 유모차 회사로부터 민사조정 소장 등기를 받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장에는 "회사 측이 판매한 유모차의 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아닌 부모의 사용부주의로 인한 사고이므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피신청인들은 이유없이 유모차 하자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A씨는 이 내용을 보고 '피신청인 부주의'라는 표현에 너무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명품 유모차로 유명한 영국 맥클라렌 유모차의 리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맥클라렌은 자사 유모차 이음새에 아이들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해 1999년부터 팔린 유모차 약 100만대를 리콜 조치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리콜한 영국의 맥클라렌 유모차. 왼쪽 사진은 리콜 전 문제가 된 이음새, 오른쪽 사진은 리콜 후 사고 방지를 위해 이음새에 커버를 덮은 모습.[사진 = 맥클라렌 캡처]

A씨는 "회사 측에서는 변호사를 3명이나 붙여 이 일을 진행한다더라"며 "자신과 비슷한 사고를 겪은 피해자가 있다면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네티즌들은 "같은 엄마로서 맘이 너무 아프다" "업체 대응이 속상한 마음에 더 크게 상처를 남기는 것 같다" "폴딩되는 것도 웃긴데 손가락이 잘리는 건 진짜 말이 안된다" "어느 업체인지를 꼭 밝혀졌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 사건이 확산하면서 유모차 회사가 홈페이지를 통해 사건과 무관함을 알리는 공지글을 띄우고 있다. 공식 입장을 밝힌 회사 목록은 맘카페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