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의 에어컨을 훔친 공무원들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독거노인에게 줬다던 에어컨은 이 공무원의 처가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고성경찰서는 속초시청 소속 공무원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30분경 고성군 죽왕면 공현진 활어회센터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에어컨과 실외기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시청 소유의 화물차를 타고 두 공무원이 에어컨을 실어나르는 장면을 포착했다. 두 공무원은 속초시청의 팀장급 공무원으로, 고등학교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범행을 주도한 공무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알던 독거노인에게 에어컨을 설치해주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의 동선 추적 수사에서 이 에어컨이 공무원의 처가에 설치된 사실이 밝혀졌다. 처가는 양친이 모두 살아있었고 생활이 어려운 편도 아니었다.
다른 공무원 B씨는 "단순한 운반인 줄 알았다"며 범행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에어컨을 압수하고,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자체 조사를 진행한 속초시는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경찰 수사와 별도로 직위해제를 먼저 조치했다고 밝혔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