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주문을 받을 때는 배달비가 9000원이었는데, 배달을 마치고 나니까 5000원대로 찍히더라고요.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 사기 당하는 기분이에요."
서울에서 음식 배달앱으로 라이더를 하는 유소은 씨(31·가명)의 토로다. 유씨는 "배달일을 하면 바빠서 음식이 준비되는 사이에 급하게 김밥 한줄로 끼니를 때울 정도로 시간에 쫓긴다"며 "그렇게 배달하는데도 수수료가 줄어들어서 찍히면 억울하다"고 설명했다.
라이더들 사이에서 배달 수수료가 제멋대로 바뀌는 일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한다. 위대한 쿠팡이츠협의회장은 "지난해 쿠팡이츠 라이더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배달 수수료가 4300원이었는데 배달을 완료하니 3000원만 찍히는 등의 일이 꾸준히 있었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측에서는 "안내된 배달비와 실제 지급된 배달료가 달라진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쿠팡이츠 측은 "예상금액과 실제 정산금액이 다른 경우에는 소명 과정을 거쳐 차액을 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소명과정을 거치더라도 주문을 받을 때와 배달 완료 후에 수수료가 바뀌었다는 걸 직접 입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배달 앱 화면은 캡쳐가 불가능하고, 언제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별도의 휴대폰으로 매번 사진을 찍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면서 주문을 받을 때는 더욱 여의치 않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달 수수료가 바뀐다는 문제제기를 종종 받는다"면서도 "보편적인 일이 아니고 입증이 어려운 일이라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플랫폼과 라이더 사이 정보 비대칭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사안이라고 한다. 쿠팡이츠 라이더 측에서는 "비슷한 거리를 배달해도 배달수수료가 천차만별"이라며 "배달을 여러 차례 거절하면 일주일간 배달을 못 받게 하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배달비는 장소와 시간대, 날씨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책정된다"며 "배달업무 중지도 주문을 아주 여러번 거절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말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은 배달거리를 직선거리로 측정해 실제 이동거리와 차이가 생기는 점을 지적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같은 배달도 여러 경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하고자 직선거리로 계산한다"며 "지급되는 배달비는 업계 내에서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더유니온 측에서는 곧 시작될 단체교섭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위원장은 "단체교섭의 규칙이나 교섭위원 등을 조율 중"이라며 "기본배달료 인상과 거리당 할증체계 투명화가 기본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달료는 민감한 문제라서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며 "사측도 당당하다면 화면을 캡쳐할 수 있게 하는 등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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