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올림픽 사상 첫 9연패라는 기록을 세운 가운데, 안산(20·광주여대) 선수의 헤어스타일을 두고 근거 없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산 선수는 짧은 머리로 올림픽 대회에 참가했다. 이를 두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산 선수 페미 아니냐', '페미는 다 걸러야 된다'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산 선수는 페미니스트 아닌가요?"라는 제목으로 "여대에 숏컷. 페미 조건을 갖췄다"면서 "이런 생각 드는 내가 이상한 거냐"고 적은 게시글이 게재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 선수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도 "왜 머리를 자르나요?"라는 댓글이 달렸고, 안산 선수는 "그게 편하니까요"라고 답변하는 일도 있었다. 현재 해당 댓글과 답글은 삭제된 상태다.
안산 선수 뿐 아니라 짧은 헤어스타일의 사격 국가대표 박희문 선수에게도 그 화살이 돌아갔다.
일부 누리꾼들은 박희문 선수의 실시간 경기 영상에 '쇼트컷하면 다 페미임', '여자 쇼트컷은 걸러야 됨' 등의 답글을 달았다.
이를 본 여성들은 남성 선수들은 이러한 질문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반발했다.
신체심리학자 한지영씨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여성_쇼트컷_캠페인'을 제안했다. 그는 "스포츠 선수에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왜 머리를 자르나요?', '혹시 페미인가요?' 등의 몰상식한 질문들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더 많은 쇼트컷 여성들이 무대에 서고 가시화되어야겠다"고 적었다.
한지영씨가 게재한 사진에서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대 출신 쇼트컷은 90%이상 확률도 페미'라는 제목으로 "전 그래서 안산은 응원 안한다"며 "정치성향 다 떠나 페미는 극혐"이라고 적었다.
이같은 사진을 공유하며 한지영씨는 "여성 선수 선전을 기원하며 '여성_쇼트컷_캠페인'은 어떠냐"면서 "쇼트컷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했다.
이에 여성들은 쇼트컷 헤어스타일을 SNS에 인증하며 '긴 머리로 태어나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헤어스타일이 어떤 성별의 전유물도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이 무더운 날 쇼트컷은 최고다', '페미를 욕으로 쓰는 거 어이없다' 등의 게시글을 올리며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이러한 인증샷은 6000장 이상 게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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