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추행 사망 사건의 피해자 고(故) 이모 중사의 남편이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며 아내의 사건을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 중사 남편 A씨는 5일 보도된 YT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 '2차 가해자'들에 대해 "행동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제 식구 감싸기를 떠나 성역 없이 모든 부분에 대해 수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숨진 이 중사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지난 3월 선임 장모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이를 신고했다. 하지만 이후 부대 상급자들로부터 장 중사와의 합의 종용·회유 등 '2차 가해'가 이어지면서 이 중사의 정신적 고통이 컸다는 게 A씨를 비롯한 유족들의 설명이다.
A씨는 "2차 가해자들에 대해 평소 큰일이 생기면 덮기에 급급했다"며 "레이더가 안 좋으면 원래는 보고를 해야 하는데 보고를 안 하고 자체적으로 수리한다든가, 그런 일이 비일비재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중사가 전출 갔을 당시 신상 유포로 괴롭히던 제15특수임무비행단 간부들이 발뺌하는 모습에도 기가 막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중사처럼 공군 부사관이다. 이 중사가 숨진 당일 야간 근무를 마치고 관사로 돌아온 A씨는 숨져 있는 이 중사를 발견했다. A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 중사가) 김치 피자 탕수육을 먹자고 했다. (야간 근무 뒤 퇴근하면)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같이 하려고 계획 중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이 모 중사 분향소에 이 중사의 어머니가 쓴 편지가 놓여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아울러 A씨는 이성용 전 공군참모총장의 사임과 관련, 책임을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수사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고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A씨는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하루하루 살아가려고 노력 중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의 꾸준한 관심을 부탁한다"며 "정의가 구현될 때까지 좀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 중사는 지난 3월2일 선임 장모 중사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뒤, 부대 상급자들로부터 장 중사와의 합의 종용·회유 등 '2차 가해'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18일 20비행단에서 15비행단으로 부대를 옮긴 이 중사는 부대를 옮긴지 3일 만인 5월21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날은 이 중사와 A씨가 혼인신고를 한 날이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