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강 치맥' 막히나…서울시, '손정민 사건'에 금주구역 검토
입력 2021-05-11 18:57  | 수정 2021-05-18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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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최근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 사건 이후 한강공원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당 영업이 10시까지로 제한돼 늦은 시간까지 한강공원에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우려해서이기도 하지만, 지난달 말 반포한강공원에서 일어난 손 씨 사건 이후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 주된 배경입니다.

내달 말 개정되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지자체가 금주구역을 설정할 수 있다는 건데, 한강에서 치맥을 하는 것까지 규제하는 것이 과도하는 지적도 나옵니다.

'제2의 손정민' 막자…서울시, 한강 음주 통제 검토 중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건강증진과와 한강사업본부 등 관련부서는 조만간 금주구역 지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야외 음주에 관대한 측면이 있다"며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면 음주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의견을 듣고 협의하는 단계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서울특별시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 조례에도 한강공원 내 음주와 관련된 조항이 있긴 하지만 음주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제17조는 '심한 소음 또는 악취를 나게 하거나 술에 취하여 주정을 하는 등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 불안감을 조성하거나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마땅한 기준이나 처벌 조항이 없는 상황입니다.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내달 30일 시행…지자체, 금주구역 설정 가능

앞서 지난 2017년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안'을 만들어 도시공원이나 놀이터 등을 음주청정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반할 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한강공원은 도시공원법이 아닌 하천법의 적용을 받는 시설이라는 이유로 그 대상에서 배제됐습니다.


이번에 서울시가 한강공원 금주구역 지정을 검토하게 된 것은 다음 달 30일부터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때문입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자체는 공공장소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해 위반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실태조사나 의견수렴을 해서 금주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지자체장에게 권한을 주고 있다"면서 "시행을 앞두고 복지부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지만, 이와 상관없이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얼마든지 금주구역 설정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강서 치맥도 못하나"…반대여론도

하지만 서울시의 한강공원 금주구역 지정을 두고 찬반 여론은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손 씨의 사건 직후 서울시 게시판 등에는 한강공원을 '금주 공원'으로 만들자는 청원이 이어졌지만 반대여론 또한 거세게 일었습니다.

지난 2017년 서울시가 도시공원 22곳을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했을 때는 당시 조례에 한강공원이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강에서의 치맥을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최근 반포한강공원 사망사건을 계기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금주구역 지정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각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 백길종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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