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최근 마약 범죄가 쏟아지면서 마약 청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명성은 옛말이 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같은 SNS에서는 마약을 사고파는 마약방이 수시로 개설되는가 하면, 전직 마약 딜러는 "1시간이면 마약을 어디서든 구할 수 있다"고 충격적인 증언까지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사회 깊숙이 퍼지는 마약 유통 근절을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데요.
포커스엠, 첫 시간으로 대한민국의 마약범죄, 그 현주소를 짚어보겠습니다.
조동욱, 김보미 기자의 연속 보도입니다.
【 기자 】
▶ 인터뷰 : A씨 / 전직 마약 딜러
- "마약이 너무 쉬운 거예요. 그냥 돈떨어질 때 쯤이면 인터넷 광고 하나 올려서 손님 받고 다시 시작하고. 한시간만 주시면 (마약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청정국이 아니라는 건 한참 전에 느꼈거든요."
대한민국을 뒤흔든 버닝썬 게이트부터 황하나 사건까지.
마약은 지금까지 뉴스에나 나올법한 특이한 범죄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작년 경찰에 검거된 마약사범만 1만 8천 명.
2010년보다 2배가량, 2019년과 비교하면 13% 가까이 늘어난 역대 최다입니다.
단순 수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마약은 이미 10대 학생들부터 일반 회사원들까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으로 소리없이 스며들고 있었고
마약사범으로 출소한 10명 중 4명은 마약 때문에 다시 교도소로 향했습니다.
▶ 인터뷰 : B 씨 / 마약 경험자
- "정말 끊고 싶은데 내 의지로는 3개월 6개월 단약해요. 그 이상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교도소 갔다가 나오면 의지를 다지고 나오죠. 근데 또 나오면 3개월 6개월…."
▶ 인터뷰 : C 씨 / 마약 경험자
- "혼자서 끊어보려고 했는데. 혼자서의 의지만으로는 결코 할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악순환인 거죠. 인생을 좀 더 포기하게 되고."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마약, 그 이후의 삶이 어때야 하는 걸까.
저희는 급증하는 마약 수요를 통제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그 실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현재 대한민국에서 마약은 얼마나 만연한지, 그 공급을 완전히 끊어내는 것이 가능한지 추적해봤습니다.
▶ 스탠딩 : 김보미 / 기자
- "최근 마약이 활발하게 유통되는 곳 중 하나가 텔레그램입니다.
먼저 총책이 운반책을 통해 마약을 국내로 보내면, 공급책들이 텔레그램방 '인증 딜러'들에게 물량을 제공합니다.
실제 마약을 판매하는 '인증 딜러'는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사라지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구매자에게 전달합니다."
취재를 통해 24시간 운영되는 텔레그램방을 열어봤습니다.
참여자는 무려 천 명에 육박하고, 딜러들은 메뉴판까지 띄우며 광고를 합니다.
▶ 인터뷰 : 전 마약방 이용자
- "오늘은 야한 사진이나 웃긴 사진, 약 투약하는 사진 올리는 사람을 몇 명 뽑아서 약을 공짜로 주겠다 이벤트를 하더라고요. 주사 주입하는 사진도 올리고…."
마약 후기는 물론, 검사 출신 변호사를 써야 한다며 처벌을 피하는 방법도 공유됩니다.
링크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보니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이용자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전 마약방 이용자
- "저 17살인데 마약을 해보고 싶다 뭐부터 해야 되냐' 하면 뭐부터 해라 가르쳐주는 분위기였어요."
과연 얼마나 쉽게 구매가 가능할까,
취재를 위해 딜러에게 연락을 취하자 답은 1분도 안돼 도착했습니다.
서울권에서 구매 가능하고 비트코인으로 입금하면 바로 마약을 가져갈 좌표를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렇다보니 일부 시·도경찰청에서 다크웹 전담 수사팀까지 만들었지만, 추적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지난해 20대 마약사범은 3,211명 검거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10대 마약사범도 241명으로 200명 선을 넘어섰습니다.
▶ 인터뷰 : 이주만 / 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
- "(검거된) 1만 2천 명 중 인터넷 통해 팔거나 사거나 한 사람이 20% 육박하고요. 추적을 회피하는 기술이 먼저 발달하다 보니까 추적하는 시기가 늦어질 수도 있는데요. 경찰은 계속 연구를 많이 하고 있고…."
마약의 온상이 된 텔레그램방,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을 마약의 늪으로 유혹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동욱·김보미입니다. [east@mbn.co.kr]·[spring@mbn.co.kr]
영상취재: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송현주·송지영
최근 마약 범죄가 쏟아지면서 마약 청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명성은 옛말이 되고 있습니다.
텔레그램 같은 SNS에서는 마약을 사고파는 마약방이 수시로 개설되는가 하면, 전직 마약 딜러는 "1시간이면 마약을 어디서든 구할 수 있다"고 충격적인 증언까지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사회 깊숙이 퍼지는 마약 유통 근절을 위한 대안 마련이 시급한데요.
포커스엠, 첫 시간으로 대한민국의 마약범죄, 그 현주소를 짚어보겠습니다.
조동욱, 김보미 기자의 연속 보도입니다.
【 기자 】
▶ 인터뷰 : A씨 / 전직 마약 딜러
- "마약이 너무 쉬운 거예요. 그냥 돈떨어질 때 쯤이면 인터넷 광고 하나 올려서 손님 받고 다시 시작하고. 한시간만 주시면 (마약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청정국이 아니라는 건 한참 전에 느꼈거든요."
대한민국을 뒤흔든 버닝썬 게이트부터 황하나 사건까지.
마약은 지금까지 뉴스에나 나올법한 특이한 범죄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작년 경찰에 검거된 마약사범만 1만 8천 명.
2010년보다 2배가량, 2019년과 비교하면 13% 가까이 늘어난 역대 최다입니다.
단순 수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마약은 이미 10대 학생들부터 일반 회사원들까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삶 속으로 소리없이 스며들고 있었고
마약사범으로 출소한 10명 중 4명은 마약 때문에 다시 교도소로 향했습니다.
▶ 인터뷰 : B 씨 / 마약 경험자
- "정말 끊고 싶은데 내 의지로는 3개월 6개월 단약해요. 그 이상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교도소 갔다가 나오면 의지를 다지고 나오죠. 근데 또 나오면 3개월 6개월…."
▶ 인터뷰 : C 씨 / 마약 경험자
- "혼자서 끊어보려고 했는데. 혼자서의 의지만으로는 결코 할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악순환인 거죠. 인생을 좀 더 포기하게 되고."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마약, 그 이후의 삶이 어때야 하는 걸까.
저희는 급증하는 마약 수요를 통제할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그 실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현재 대한민국에서 마약은 얼마나 만연한지, 그 공급을 완전히 끊어내는 것이 가능한지 추적해봤습니다.
▶ 스탠딩 : 김보미 / 기자
- "최근 마약이 활발하게 유통되는 곳 중 하나가 텔레그램입니다.
먼저 총책이 운반책을 통해 마약을 국내로 보내면, 공급책들이 텔레그램방 '인증 딜러'들에게 물량을 제공합니다.
실제 마약을 판매하는 '인증 딜러'는 특정 장소에 마약을 놓고 사라지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구매자에게 전달합니다."
취재를 통해 24시간 운영되는 텔레그램방을 열어봤습니다.
참여자는 무려 천 명에 육박하고, 딜러들은 메뉴판까지 띄우며 광고를 합니다.
▶ 인터뷰 : 전 마약방 이용자
- "오늘은 야한 사진이나 웃긴 사진, 약 투약하는 사진 올리는 사람을 몇 명 뽑아서 약을 공짜로 주겠다 이벤트를 하더라고요. 주사 주입하는 사진도 올리고…."
마약 후기는 물론, 검사 출신 변호사를 써야 한다며 처벌을 피하는 방법도 공유됩니다.
링크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보니 미성년자로 추정되는 이용자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전 마약방 이용자
- "저 17살인데 마약을 해보고 싶다 뭐부터 해야 되냐' 하면 뭐부터 해라 가르쳐주는 분위기였어요."
과연 얼마나 쉽게 구매가 가능할까,
취재를 위해 딜러에게 연락을 취하자 답은 1분도 안돼 도착했습니다.
서울권에서 구매 가능하고 비트코인으로 입금하면 바로 마약을 가져갈 좌표를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렇다보니 일부 시·도경찰청에서 다크웹 전담 수사팀까지 만들었지만, 추적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지난해 20대 마약사범은 3,211명 검거돼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10대 마약사범도 241명으로 200명 선을 넘어섰습니다.
▶ 인터뷰 : 이주만 / 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장
- "(검거된) 1만 2천 명 중 인터넷 통해 팔거나 사거나 한 사람이 20% 육박하고요. 추적을 회피하는 기술이 먼저 발달하다 보니까 추적하는 시기가 늦어질 수도 있는데요. 경찰은 계속 연구를 많이 하고 있고…."
마약의 온상이 된 텔레그램방,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을 마약의 늪으로 유혹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동욱·김보미입니다. [east@mbn.co.kr]·[spring@mbn.co.kr]
영상취재: 김영호 기자
영상편집: 송현주·송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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