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이 나오면서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우리 방역당국은 마스크를 벗고 활동할 수 있을 때까지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브리핑에서 "국내는 이제 막 예방접종을 시작하는 단계로, 현재까지 2차 예방접종이 완료된 사례는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아직 마스크 착용에 대해서는 예외를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진행 상황을 분석해 관련 지침을 조금씩 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접종중인 코로나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사 제품으로, 둘 다 2회 접종을 받아야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8주 간격, 화이자 백신은 3주 간격으로 접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백신접종이 시작됐기 때문에 아직 2회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이 없다. 또 2차 접종이 끝났더라도 항체 형성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단장은 "완전히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진 기다려야 한다"라며 "2차 접종 후에도 항체가 형성되지 않는 소규모의 비율이 존재하기 때문에 완전한 예방적 효과를 위해서는 집단면역이 형성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외국과 국내의 방역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에서 하고 있다고 해서 따라갈 수는 없다"라면서 "백신 예방 접종률이 올라가면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조정)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CDC는 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저위험군인 비접종자와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만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새 지침을 내놨다. 마지막 백신을 맞은 지 2주가 지난 접종자는 다른 백신 접종자와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은 채 만날 수 있다. 또 비접종자여도 중증을 앓을 위험성이 낮고, 여러 가족이 아닌 한 가족 구성원이라면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지 않은 채 만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