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소' 정황을 유출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출한 바 없다"고 밝힌데 대해 피해자 측이 비판 입장을 내놨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남 의원의 유출 부정 입장문을 거론하며 "이런 뜻인가? 음주후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닙니다. 담배는 피웠지만 담배연기는 1도 마시지 않았습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
김재련 변호사는 또 "고소장 완료된 상태에서 7월7일 중앙지검 검사에게 전화해 8일 면담키로 약속 잡은 직후 상담소 소장님(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께 고소 예정임을 알리며 지원요청을 했다"며 "그런데 피소사실을 몰랐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또 "피소 예정과 피소는 다르다는 거냐"며 덧붙였다.
앞서 남 의원은 지난 5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박 전 시장)피소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유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만 저는 7월 8일 오전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전화로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 있느냐?'라고 물어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서울북부지검이 발표한 박 전 시장 피소사실 유출 관련 수사결과 등을 종합하면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해 7월 7일 이미경 성폭력상담소 소장에게 '박원순 전 시장에 대한 미투사건 고소 예정 사실'을 알리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이 소장은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 공동대표와 수회 통화하고, 김민 공동대표는 다음날 같은 단체 김영순 공동대표와 통화했다. 김영순 공동대표는 직후 남인순 의원과 통화를 했는데, 남 의원은 이 통화 직후 임영순 젠더특보에게 전화해 "박원순 시장 관련 불미스러운 얘기가 도는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여성연합은 검찰 발표가 난 후에야 입장문을 내고 "여성연합 상임대표에 의해 '사건 파악 관련 약속 일정'이 외부로 전해졌다"는 취지로 밝히며 "피해자와 공동행동단체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여성연합은 김영순 공동대표를 직무배제 했고, 그제서야 김 공동대표는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 위원 등 정부 기관 위촉직에 사의를 표했다.
한편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여성연합 사무실 건물(여성미래센터) 앞에는 이달 초 여성연합을 비판하는 대자표가 붙었다. 자신은 막내활동가로 소개한 글쓴이는 "(김영순) 여성연합 상임대표의 박원순 피소 유출 사실에 대해서 각종 여성운동계가 해당 사실을 인지하게 된지 한참 시일이 지났다"며 "(이에)불구하고 외부에 의해 공개되기 전까지 조직 내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는 사실은 본 사태의 원인이 폐쇄적이고 대표자들의 수직적인 태도이 기인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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