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은 없지만, 혹시 나도 걸렸을까 봐 걱정돼 검사받으러 왔어요."
오늘(27일) 오후 광주시청 광장에 임시 선별진료소가 차려졌습니다.
최근 여드레째 두 자릿수 확진자가 이어지는 등 지역 내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 광주시가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기 위해 수도권에서 먼저 운영하던 임시 선별진료소를 도입해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증상 유무, 확진자와 접촉 등 역학적 연관성이 없어도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익명 검사가 가능합니다.
광주 임시 선별진료소는 내일(28일)부터는 주말을 포함한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됩니다.
광주 5개 구청 선별진료소에서도 무증상 시민들도 무료 검사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임시 선별진료소의 '상징성'은 불안해 하는 시민들의 발길을 불러 모았습니다.
이날 비가 내리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진료소 운영 시작 30여 분 전부터 먼 길을 달려온 시민들 30~40명이 긴 줄을 형성하는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광주시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많은 시민이 현장을 찾자 준비를 서둘러 오후 1시부터 진행하기로 한 검사 일정을 조금 앞당겨 검체 채취를 시작했습니다.
방문한 시민 대부분은 광주시의 임시 선별진료소 운영을 알리는 재난 문자를 보거나, 언론사의 기사를 접하고 현장을 찾았습니다.
시민들은 증상 유무와 접촉 이력 등에 대한 간단한 문답을 거치고 검사 결과를 통보받을 전화번호만 적은 뒤 검사를 받았습니다.
검사를 받은 시민들은 다른 선별진료소 검사와 마찬가지로 즉각 귀가해 검사 결과 통보 전까지 자가격리 해야 합니다.
북구 두암동에서 먼 길을 달려온 박 모(75) 할머니는 "집 주변 선별진료소에서도 무증상 검사가 가능한지 몰라 여기까지 왔다"며 "증상은 없지만, 지역에서 연일 확진자가 나와 '나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검사를 받아보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자녀를 데리고 현장을 찾은 한 부모는 "아들이 확진자가 다녀간 동선을 한 시간 격차를 두고 방문해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검사할 곳을 인터넷 검색해 찾아보니 오늘부터 임시 선별진료소가 운영된다고 해 여기로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임시 선별진료소 운영 현장에는 이용섭 광주시장도 방문해 운영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이 시장은 "생각보다 많은 시민이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아와 놀랐다"며 "다른 선별진료소 현황과 비교해 임시 선별진료소에도 검사 대상자들이 몰리면 검사 인력 증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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