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 대남병원이 어제 하루 사이에 무려 92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를 양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 대부분은 정신병동에 있던 이들로 지난달 31일부터 이곳 장례식장에서 열린 신천지 교주 격인 이만희 총회장의 친형 장례식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감염된 환자들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격리된 상태에서 일방적인 감염 피해를 입게 된 격으로, 최근 일본 정부가 요코하마항에서 조기 하선·치료 조치 없이 장기 정박을 결정해 600명이 넘는 확진환자를 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사태를 연상시킨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 발표에 따르면 22일 오전 9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46명으로 전날 오전 9시 기준 확진자 수(156명) 대비 190명 증가했다. 이를 지리적 감염 경로별로 보면 청도 대남병원에서 감염이 된 확진자가 92명으로 가장 많고 뒤이어 신천지 대구교회가 84명이었다. 이 외 14명에 대해 방역당국은 아직도 감염 경로를 특정하지 못하고 조사를 전개하고 있다.
경북 청도군은 이와 관련해 별도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9시 지역 내 현재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08명이라고 밝혔다. 이 중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 환자가 86명에 이르고 여기에 일반병동 환자 2명, 대남병원 직원 4명이 포함됐다.
특정 병원 내에서 100여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해당 병원과 청도군은 초비상 상황이다. 확진환자 중 일부에 대해 청도군과 병원 측은 인근 안동의료원은 물론 급기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도 SOS를 요청해 5명을 이송시켰다. 나머지 확진환자에 대해서는 환자 건강 상태에 따라 추가 이송 대책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청도군은 중앙정부와 경북도와 이웃 자치단체 등에 의료 인력과 의료 시설 지원을 적극 요청하는 것은 물론,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 개학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를 경북도가 취합해 일주일 연기 방안 등 교육부와 구체적인 학사일정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대구와 경북 청도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코로나19가 확산해 개학 연기를 검토해왔다"며 "조만간 교육부 승인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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