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죠. 코로나 확진자들이 어디를 돌아다녔을지 알 수가 없잖아요."
오늘(21일) 경기 김포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발생하자 이들 부부가 머물렀던 지역 주민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들 확진자 2명 중 1명인 33살 A(여)씨가 이달 19일 기침과 인후통 증상으로 방문했던 구래동 지상 10층짜리 상가 내 한 병원은 출입문이 모두 폐쇄된 상태였습니다.
출입문에는 '2월 19일 오후 대구 방문 후 발열 소견 환자분을 접수단계에서 선별진료소로 보내드렸는데 신종코로나 확진 받으셨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글이 적힌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습니다.
이 병원과 같은 층에 입주한 미용실과 한의원 등 점포들은 문은 열었지만 오가는 이용객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습니다.
같은 상가에 입주한 다른 병원 한 직원은 "오늘 오전에 코로나 확진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병원 방문객이 부쩍 줄었다"며 "상가 입주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감염 예방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 상가를 방문한 시민 33살 김 모 씨는 "(확진자가) 이 상가에 들렀다는 것은 몰랐다"며 "확진자들의 동선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답답하다"며 불안감을 내비쳤습니다.
A 씨와 남편인 30대 B 씨가 감염 검사를 받은 장기동 한 종합병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병원 측은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에서 확진자가 2명이나 발생하자 병원 중앙 현관 1곳 외 다른 출입문을 모두 폐쇄하고 모든 출입자에 대해 발열 측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곳 환자들은 걱정을 떨구지 못했습니다.
한 환자는 "뉴스를 보고 놀라 병원 직원들에게 묻고 나서야 확진자 2명이 병원 선별진료소를 다녀갔다는 걸 알았다"며 "확진자 부부가 고양시 명지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들었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며 혀를 찼습니다.
김포시보건소 선별진료소는 김포에서 확진자가 2명이나 발생한 탓인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곳은 찾은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줄을 서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습니다.
방호복을 입은 보건소 직원은 진료소를 찾은 이들의 열을 재고 중국 방문 이력과 주소 등을 꼼꼼히 확인했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한 시민은 "평소 김포공항을 자주 가는데 김포 확진자 소식을 듣고 불안해서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기침을 많이 하고 열이 좀 있어서 불안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한편 김포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들 부부의 동선을 파악하고 접촉자를 가려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는 이달 15일 생후 16개월 된 자녀 1명과 함께 31번 확진자가 방문했던 대구시 동구 퀸벨호텔에서 열린 친척 결혼식에 참석해 1시간 30분가량 머물렀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이후 나흘간 대구에서 머무르는 동안 대구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을 방문했으며, 이달 18일 오후쯤 김포시 자택으로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A 씨는 이달 19일 구래동 한 상가 병원과 장기동 한 종합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습니다. B 씨는 같은 날 직장인 이마트 킨텍스점에 출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나머지 동선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포시 관계자는 "이들 부부의 구체적인 동선이 파악되는 대로 김포시 홈페이지 등에 알릴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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