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사분규로 인한 우리나라의 근로손실일수가 27.2% 감소하면서 최근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가 9일 발표한 '2019년 노사관계 통계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노사분규 건수는 141건으로 2018년 134건 대비 5.2% 증가했다. 그럼에도 근로자 1000명당 근로손실일수는 40만2000일로, 2018년 55만2000일 대비 27.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20년간 집계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근로손실일수란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분 측정 지표로서 1일 8시간 이상 조업중단 노사분규 발생 사업장을 대상으로 파업 참가자 수에 파업시간을 곱한 값을 1일 근로시간(8시간)으로 나눠 구한다. 노사분규 건수보다 근로손실일수가 중요한 이유는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근로손실일수가 더 잘 포착하기 때문이다. 노사분규 건수는 근로자가 10인인 사업장이나 만명이 넘는 사업장이나 파업을 하면 동일한 분규건수 1회로 치는데 반해 근로손실일수는 사업장의 규모를 반영해 측정한다. 또 분규건수는 몇일간 파업을 하는지 여부도 고려하지 않는다.
지난 해 대형사업장의 분규건수는 늘었지만 평균 분규 일수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근로손실일수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노사분규가 발생한 141개 사업장 중 1000명 이상 사업장은 46개소로 2018년(26개소)보다 76.9% 증가했다. 하지만 1000명 이상 사업장 1개소당 평균 분규 일수는 같은 기간 16.8일에서 9.9일로 41.4% 감소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 현대차 노사는 2011년 이후 8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에 합의했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장기간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불리하다는 노사의 인식 변화, 어려운 경제여건과 국민정서 등을 고려한 노사간 합의관행 확산 등이 근로손실일수가 감소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노사 관계 현안점검회의 등을 통해 분규를 사전에 예방하고, 필요한 경우 현장을 방문하는 등 노사 갈등이 조기에 마무리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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