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군사정권에 항거하는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연세대생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가 홍콩 민주화 시위에 나선 학생들에게 지지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홍콩 민주 항쟁을 지지하는 연세인 모임'(이하 연세인 모임)은 오늘(4일)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가 홍콩 민주 항쟁 참가자들에게 지지 메시지를 보내주셨다"며 배 씨가 전화로 전해온 메시지를 공개했습니다.
배씨는 "지금 홍콩 학생들이 죽어 나가는 게 제일 가슴이 아프다.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솔직히 용기를 내라든지, 이런 말을 하기 어렵다. 이한열이한테는 시위에 나가도 맨 앞에 서지 말고 뒤에 서 있으라고 했다. 그런 마음이 어땠겠냐"며 "그렇게 신신당부했는데도 이한열이는 앞에 나가서 싸우다가 갔다"고 떠나보낸 아들을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한열은) 광주 사람인데도 대학에 가기 전까지 광주 항쟁과 학살을 몰랐다. 그래서 그 부채감 때문에 계속 앞에 나간 것"이라며 "나는 부모니까 앞에 나가지 말라고 했지만, 그게 되었겠느냐"고 되물었습니다.
홍콩의 학생들을 향해 배씨는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던데, 민심을 확인한 것"이라며 "중간에 그만두지 말고 그대로 쭉 밀고 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다치지 말고 승리하길"이라고 응원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같은 메시지에 '연세인 모임' 측은 "홍콩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수많은 청년, 학생, 시민들은 영화 '1987', '택시운전사' 등을 보며 많은 용기와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며 "어머님의 말씀을 들으니 눈물도 나고, 용기와 감동도 얻는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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