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부른 '업무상 정신질환' 증가…5년간 176명 숨져

【 앵커멘트 】
지난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직장 스트레스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요.
지난 5년간 직장에서 얻은 정신질환이 산업재해로 인정된 것만 5백 건이 넘고, 그 가운데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도 170여 건이나 됐습니다.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MBN이 입수한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질병 판정서입니다.

2017년, 지하철역에서 근무하던 50대 환경미화 노동자 김 모 씨는 집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직장 동료의 계속된 폭언으로 몸과 마음이 병든 김 씨는 근무지를 옮겨달라는 호소도 했지만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김 씨처럼 직장에서 정신질환을 얻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는 지난 5년간 170명이 넘습니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 신청도 2014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사례는 더 많습니다.

▶ 인터뷰 : 박점규 / 직장갑질 119 운영위원
- "제보 700여 건 중에서 98건, 즉 13.7%에 해당하는 상담 내용이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내용이고요. 아직 산재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정신질환을 겪은 노동자들의 직장 복귀나 사후 관리를 위한 정책은 아직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전현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환노위)
- "정신질환으로 인한 산재의 증가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통해서 구체적인 대책을…."

일터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부상뿐 아니라 업무상 정신질환에 대한 관심과 치유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할 시점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배병민 기자·김근목 VJ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