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하다 극단적 선택을 내린 고(故) 서지윤 간호사가 생전에 '태움(간호사 선·후배 사이 특유의 괴롭힘 문화)'을 당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6일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대책위원회(진상대책위)에 따르면 서 간호사는 지난해 연간 총 근무일이 217일로 입사동기 평균(212일)보다 더 많이 근무했다. 특히 업무강도가 높은 나이트(야간) 근무일은 83일로 동기(76일)보다 많았으며 연간 총 휴일 수도 147일로 동기(152일)보다 적었다. 또 고인의 업무공간엔 책상 컴퓨터 캐비닛 등 기본적인 기기가 지급되지 않았다.
이에 진상대책위는 간호부 조직 내 관리자의 우월적 지위 문제, 비희망부서 배치 등 적정범위를 벗어나는 수준의 괴롭힘, 야간근무가 많지만 휴가일수가 적은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 등을 서 간호사 사망사건의 원인으로 규정했다. 진상대책위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청 3층에서 조사결과 보고회를 열고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울의료원 고인 사망사건은 관리자와 조직환경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진상대책위는 먼저 경영진 징계 및 교체, 간호관리자 인사처분 및 징계 등 서울의료원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 역량향상을 위한 시스템·노동조건 개선 등 간호인력 노동환경 개선, 괴롭힘 고충시스템 구축 등 시스템 개선도 권고했다.
이외에도 유가족에 대한 사과 등 서울시의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 고인 예우 및 동료 심리치유, 간호부원장제 도입 등 서울의료원 조직개편, 괴롭힘 조례 제정 등 서울시의 제도 개선 등을 권고했다. 임상혁 진상대책위원장은 "서울의료원 자체가 권력화 돼 있고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었다"며 "병원 경영진의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진상대책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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