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를 통해 사회적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 Out) 열풍이 불고 있다. 이들은 동물 복지와 환경 보호, 페미니즘 등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상품·서비스를 소비함으로써 정체성을 표현한다. 반면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충한다면 단호하게 불매 운동을 벌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운동가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그린 영화 '김복동'이 이달 초 개봉하면서 '영혼 보내기' 운동에 불이 붙었다. 영혼 보내기는 영화를 이미 봤거나 여건상 보지 못하는 이들이 좌석을 예매한 후 직접 관람은 하지 않고 무료 나눔을 하는 방식이다. 개봉 초반 좌석 판매율이 영화의 상영 기간과 상영관 점유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로 관객 수가 적은 조조·심야 시간대나 구석 자리와 같은 비인기 좌석에 '영혼'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가치관과 잘 맞는 영화를 지지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영혼 보내기는 미닝아웃 소비로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도 미닝아웃의 일환이다. 2030세대는 일본 여행을 취소한 뒤 인증 사진을 공유하는 등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불매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일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한국에 사과할 때까지 일제 제품의 소비를 줄일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손글씨를 올리는 릴레이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2030세대는 일본 제품 대신 '광복절 기념 캠페인', '독도를 모티브로 한 제품 출시' 등 애국 마케팅을 진행하는 국산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이미지와 글귀를 담은 광복절 티셔츠를 지난 7월에 출시한 국내 SPA 브랜드 탑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20% 올랐다.
이러한 미닝아웃 트렌드는 자아의식이 강하고 의견과 취향을 드러내는 데 익숙한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개인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seec****), "미닝아웃 소비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SNS의 힘이 크다"(kang****) 등의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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