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한국 남편 이혼책임 더 크면 외국인 배우자 체류연장"

【 앵커멘트 】
한국인 남편을 둔 외국인 여성들은 이혼을 하면 국내 체류 자격을 잃기 쉬워 이혼도 쉽지 않다고 하죠.
그런데 대법원이 앞으로는 파탄의 주된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면 체류 연장을 해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조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최근 두 살배기 아들 앞에서 한국인 남편에게 무차별로 폭행을 당한 베트남 여성,

이혼 후에 아이의 양육권을 갖고 국내에 체류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한국인 남편과 이혼한 외국인 여성이 국내에 계속 체류하려면

'자신에게 책임이 없는 사유'로 이혼했을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베트남 여성 A 씨는 지난 2017년 한국인 남편과 이혼 후 국내 체류를 원했지만, 출입국당국은 허가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A 씨가 겪은 고부갈등이나 유산 등 이혼 배경을 '전적으로 한국인 남편 탓'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A 씨는 불복해 소송까지 냈지만 1심과 2심도 마찬가지로 봤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달리 판단했습니다.

"순전히 한쪽만의 귀책사유로 이혼을 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한국인 남편의 책임이 조금이라도 더 크면 외국인 여성의 국내 체류를 연장해줘야 한다"고 A 씨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 인터뷰 : 최 건 / 변호사
- "이주여성이 그동안은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도 추방당하지 않기 위해 억지로 사는 경우도 많았고, 상대방의 주된 귀책사유로도 추방을 당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혼인 파탄의 귀책사유를 폭넓게 해석한 이번 판결로, 사각지대에 놓인 결혼 이주여성의 인권보호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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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