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코리아가 SNS에 올린 아동복 홍보 내용을 둘러싸고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디즈니코리아는 지난 3일 페이스북을 비롯한 공식 SNS 계정에 디즈니 영화 '토이스토리4'와 '인디고뱅크키즈'가 협업한 아동복을 소개했다. 게시물에는 남녀 어린이가 각각 토이스토리 등장인물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사진과 함께 홍보 문구가 삽입돼 있다.
문제는 내용이다. 광고 속 여자아이는 '우디여친 보처럼 예쁘게 변신'이라는 문구와 함께 소개되고 있다. 같은 광고 속 남자아이의 '버즈처럼 용감한 로보트로 변신!'이라는 문구와는 대조적이다.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와 달리 아이라인, 피부화장, 립스틱 등 짙은 화장을 한 모습도 눈에 띈다.
이런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자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디즈니코리아를 비난하고 있다. 남자아이는 영화 주인공인 '버즈'처럼 용감해야 하는데, 여자아이는 우디의 '여친'으로 소개되는 '보'처럼 예쁘게 변신해야 하는 것이 성차별적이라는 것. 한 누리꾼은 "디즈니는 '겨울왕국', '모아나' 등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달라진 여성상을 반영하고 있는데, 왜 '디즈니코리아'는 어린 여자아이에게 예뻐질 것을 강요하냐"고 비판했다. "디즈니가 한국패치 됐다", "버즈는 그냥 버즈고, 보는 우디의 여친으로 소개되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 "여아모델만 화장을 시킨 이유는 뭐냐"는 반응도 보였다.
광고주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광고주가 '토이스토리' 시리즈에 등장하는 '보' 캐릭터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광고를 내보냈다는 것. '보'는 바비인형을 닮은 겉모습과는 달리 '토이스토리3'에서 능동적이고 과격한 액션으로 인기를 끌었다. 오는 20일 개봉하는 '토이스토리4' 예고편에서는 처음으로 드레스 대신 바지를 입고 지팡이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여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 '보'를 광고에서는 우디의 여자친구로 소개하며 '예쁜' 외모만을 강조했다는 것.
논란이 일자 디즈니코리아는 지난 4일 여자아이가 있는 사진의 문구를 '자유로운 탐험가! 다시 돌아온 보핍으로 변신'으로 수정해 올린 상태다. 하지만 논란에 대해 별도의 피드백을 하지 않고 있는 디즈니코리아 태도에 실망한 누리꾼들은 관련 SNS 게시글에 찾아가 댓글을 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디즈니코리아를 비롯해 어린이가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 회사들이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는 것에 대해 고민을 좀 했으면 좋겠다"며 "내 딸도 예뻐질 것이 아니라 용감해지라는 말을 듣는 세상으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디지털뉴스국 최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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