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33·수감중)의 부모를 살해한 피의자 김다운씨(34·구속)가 1년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김씨를 강도살인·사체유기·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무원 자격 사칭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중국 동포 3명을 고용해 지난달 25일 오후 4시 6분께 경기도 안양시 이씨 부모 아파트에서 이 씨의 아버지 A씨(62)와 어머니 B씨(58)를 살해하고, 5억 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서 김씨는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 사이 인터넷에 게시한 요트임대사업 투자자 모집 글을 본 A씨의 연락을 받고 알게 됐으며, A씨에게 주식투자 명목으로 건넨 1만8000달러(약 2000만원)를 회수하기 위해 범행을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와 A씨의 통화내역·금융거래가 없고, 실제 김씨가 요트사업을 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등 김씨와 A씨 부부가 알고 지냈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피해자의 아들이 '청담동 주식부자'로 유명한 이씨임을 알고 금품을 노린 범행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을 계획된 범죄로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피해자의 이전 주소지를 방문해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A씨의 귀가 장면 등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4월에는 서울에서 구입한 위치추적기를 이용해 4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범행 당일 새벽에도 피해자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붙여 피해자 차량을 추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범행 당일 표백제와 청테이프, 장갑, 손도끼 등을 산 것으로 드러나 우발적 범행 가능성은 낮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와 중국으로 도주한 공범 중 1명은 "내가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김씨와 공범 3명이 모두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분석 결과 2명의 피해자를 각기 다른 방으로 끌고 가 제압한 것이 확인됐고, 피해자들을 폭행했다는 김다운의 진술 등을 고려할 때 4명 모두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범행 후 심부름센터에 이씨의 동생을 납치 의뢰한 사실도 확인했다"면서 "김씨가 피해자 아들을 만나 사과하려 했다는 진술은 거짓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안양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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