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파티원 구합니다. 한 자리 남았습니다."
포털사이트에 넷플릭스만 검색해도 '파티원'을 구한다는 게시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즉 하나의 계정을 함께 사용할 이용자를 모집하는 것이다.
계정 공유의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비용 절감' 때문. 계정 공유에 흔히 사용되는 넷플릭스 프리미엄 멤버십의 가격은 월 1만 4500원이다. 최대 4대 기기의 동시접속을 허용하는 이 멤버십을 4명과 공유하면 1인당 월 3600원꼴로 넷플릭스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동시 접속 가능 인원이 1명인 베이직 멤버십이 월 9500원임을 감안할 때 최대 5900원 저렴한 가격이다. '혼자 쓰면 바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넷플릭스 계정 공유만을 위한 커뮤니티까지 등장했다. 4명이 함께 쓰는 넷플릭스라는 뜻의 '4FLIX'다. 4FLIX는 계정 공유를 원하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플랫폼이다.
호스트 한 명이 입금액, 서비스 종료일 등의 정보를 담은 이른바 파티원 모집 공고를 올리면 공유를 희망하는 이용자가 신청하기 버튼만 누르면 된다. 4FLIX 설명에 따르면 전화번호 인증을 거쳐 거래가 이뤄지며 별도의 가입비나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전자기기에 익숙한 1030세대에서 이 같은 계정 공유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리서치회사 매기드의 조사에 따르면 포스트 밀레니얼 세대(2001년 이후 출생자)의 42%, 밀레니얼(1982~2000년생)의 35%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타인과 공유하고 있었다.
펜실베이니아대의 서딥 바하티 심리마케팅학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비밀번호 공유를 통해 친밀감이 강화된다고 느낀다"고 분석한 바 있다. 1030세대에게 있어 계정 공유란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넷플릭스 측은 이러한 계정 공유 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리드 헤이스팅 넷플릭스 창업자는 2016년 CES에서 "계정 공유가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즉 계정 공유를 넷플릭스 자체에서 문제 삼지 않는다는 말이다.
넷플릭스 관계자 또한 “넷플릭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나 기분에 따라 다양한 프로필을 만들어 시청할 수 있고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프로필을 생성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정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행위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계정 공유로 인한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의 수익성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8월 미국 CNBC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훌루의 경우 계정 공유로 인한 매출 손실이 연간 최대 15억 달러(약 1조6793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외에도 시장조사 기관 팍스 어소시에이츠는 2021년에 계정 공유로 인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매출 손실 규모를 12억 달러(약 1조3400억원)으로 예측했다.
[디지털뉴스국 오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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