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성폭행을 입증할 과학적 증거가 없다면 피해자의 진술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남성 위주의 판단에서 벗어나 사회적 약자인 여성을 존중하려는 취지에 따른 것입니다.안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4월 PC방을 운영하던 스물일곱 살 임 모 씨는 서울 강동구 한 모텔에서 열다섯 살 A양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습니다.당시 격렬한 저항은 없었지만 임씨가 키 185cm에 몸무게 87kg인데 데 반해, A양은 164cm에 48kg이었다는 점 등이 감안됐습니다.하지만 임씨는 A양이 저항 없이 모텔에 함께 들어가, 팔베개를 해 주겠다는 자신의 제안에 응하는 등 성관계를 맺을 의사가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반면 A양은 옷을 벗길 때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고, 몸으로 누르고 있어 저항할 수 없었다며 반박했습니다.이에 대해 1·2심 재판부는 "임씨가 유·무형의 위력을 행사해 성폭행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찾기 힘들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대법원 3부는 "임씨가 성행위를 하려고 A양의 몸 위로 올라간 것 이외에 별다른 힘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몸으로 짓누르고 있어서 저항할 수 없었다'는 A양의 진술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인터뷰 : 오석준 / 대법원 공보관-"성폭행 범죄를 입증하는 데에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 피해자의 의사와 진술이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스탠딩 : 안형영 / 기자-"재판부는 또 "A양이 술에 취한데다 나이ㆍ키ㆍ체중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는 임씨와 단둘이 모텔 방에 있게 되자 임씨에게 압도당해 정상적인 반항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mbn뉴스 안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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