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숙명여자대학교 학생이 남중생들로 인해 대자보가 훼손되었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게시글에 따르면 "캠퍼스 투어 온 남중생들이 탈코르셋, 탈브라 대자보를 비웃고 낙서를 했다"면서 "인솔 교사분께 항의했지만 남학생들이 죽어라 말을 안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꾸밈에 대한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자는 탈코르셋과 브래지어를 입지 않는 탈브라는 페미니즘 운동의 일종이다.
문제가 된 해당 학생들은 서울 구로구 소재의 한 중학교 3학년 남학생들로 이날 오전 10시~12시에 숙대 캠퍼스 투어를 했다. 캠퍼스 투어 중 남학생들은 명신관 앞 게시판에 '탈코르셋'과 '탈브라'에 관한 대자보를 훼손했다. 대자보에는 탈브라 하는 방법으로 '한국 남자를 죽인다' 등 혐오성 글이 있었다. 남학생들은 이를 조롱하며 대자보에 욕설과 성희롱 댓글을 남겼다.이를 두고 숙대 재학생은 "캠퍼스 투어 와서 대자보를 훼손하는 배짱은 도대체 뭐냐"며 분노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며 숙대 재학생들은 해당 중학교에 전화와 팩스로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숙명여대_탈코_대자보_훼손', '#XX중학교_남중생들_공론화' 해시태그 운동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캠퍼스투어를 인솔한 재학생 자원봉사자들은 사과문을 공개했다. 사과문에는 "외부인 출입과 관련하여 학우들이 겪으시는 불안과 공포에 대해서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본 사건을 통해 학우들에게 상처를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숙대 자원봉사자들은 해당 중학교 인솔 교사의 대처를 지적했다. 사과문에 따르면 "대자보 앞에 교사 세명이 이미 있었으며 자원봉사자들보다 먼저 대자보 훼손을 발견했으나 방관했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인솔 교사에게 항의하며 남학생들의 사과문을 요구했지만 교사는 "아이들이 뭘 알겠냐"며 일축했다. 이어 성평등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다른 학생들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며 거부했다. 자원봉사자측은 학생들의 자필 사과문과 교사의 사과문, 해당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 평등 교육 실시 등을 재요구했다.
[디지털뉴스국 손지영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