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이나 물건, 부동산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소비하는 개념을 일컫는 '공유 경제'가 이제는 주방으로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초기에 과도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원하는 때 주방을 사용할 수 있는 '공유 주방'이 외식업 창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설비를 갖춘 주방을 마련해 다른 사람에게 대여하는 '공유 주방'은 최근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차량공유서비스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도 지난달 한국에서 공유 주방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공유 주방은 조리대, 화기, 냉장고, 식품창고 등 시설비용이 높은 주방을 여러 사업가와 함께 사용하며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게 도와준다.
외식업 창업자인 이 모씨는 '비용 절감'을 공유 주방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 모씨는 "공유 주방을 통해 창업 초반에 부담이 되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창업 전문가에 따르면 공유 주방을 통한 개업 비용은 혼자 사업을 준비할 때보다 약 20% 수준으로 줄일 수 있으며, 만약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 주방은 외식업계 창업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불리는 '준비 부족'도 보완할 수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 외식업계가 폐업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준비 부족'이라 꼽은 바 있다.
외식 창업자 A씨는 "창의적인 음식 아이템은 있지만 이를 직접 시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너무나도 한정적"이라며 "그렇다고 준비에만 매진했다가는 시간과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니 일단 창업을 하고 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공유 주방을 이용하는 한 외식업 창업자는 "공유 주방에서 제가 개발한 메뉴를 충분히 연습할 수 있어 손님들에게도 더 좋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외식업에 뛰어드는 창업자외에 기존 외식업자들도 공유 주방에 주목하고 있다. 공유 주방을 통해 실패가 두려워 과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실험적인 메뉴에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1년에 10개 중 9개가 문을 닫는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의 현실 속에서 이 공유경제의 바람이 한줄기 빛이 될지, 오히려 경쟁을 더 부추길지 의문"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누리꾼들은 "공유 경제가 이젠 오피스, 주방까지 확장됐다"며 "공유 주방이라니, 외식업 창업자들에겐 좋은 소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디지털뉴스국 문성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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