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과 관련해 수사 중인 지난 1학기 시험 전에도 문제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쌍둥이의) 2학년 1학기 시험 외에도 유출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발견했다"며 "피의자들의 증언 내용과 확보한 자료들을 비교 분석해 진상을 파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숙명여고에 재학 중인 쌍둥이 자매는 같은 학교 교무부장으로 재직하던 아버지로부터 시험 문제를 전달받아 성적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1학년 1학기 성적이 전교 59등과 121등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인 2학년 1학기에 각각 문·이과 1등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다.
쌍둥이 자매의 집에서 시험 문제 유출과 관련해 의심을 가질 만한 물증도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쌍둥이 자매의 집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물품 중 문제 유출을 의심할만한 부분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쌍둥이의 휴대폰에서 영어 시험 문제의 답이 적힌 메모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제시된 단어들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서술형 문제의 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메모가 시험을 보기 3일 전에 작성된 것을 확인했다. 쌍둥이는 공부 목적으로 저장해둔 메모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추천 받은 다른 학교 교사 3명도 참고인으로 출석해 경찰에 자문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진술 내용과 확보된 자료들을 분석해 늦어도 수능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