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팬 카페 운영자가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주인으로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 A씨를 지목한 가운데 경찰이 A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6일 오전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해당 트위터 계정을 실제로 만들었는지, 누가 해당 계정으로 글을 올렸는지 등을 조사했다.
앞서 이 지사의 팬카페 운영자 B씨는 지난 14일 경찰에서 "혜경궁 김씨 계정주는 과거 이 지사의 운전기사이고 내가 이 사람과 통화해봤는데 자신이 계정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A 씨가 팬카페에 가입해 활동해왔으며 애초 계정은 '@09__khkim'였으나, 나중에 문제의 '@08__hkkim'으로 변경했다"고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성남시장 운전기사로 일했고, 지금은 헤어져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이 지사 팬 카페 운영자가 트위터 계정 주인으로 자신을 지목한 데 대해 A씨는 경찰에 참고인으로 조사 받기 전 언론에 긍정도 부정도 않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당시 운전기사 업무를 하면서 시정홍보를 위한 SNS 활동도 했다"면서 "그때 트위터 계정을 여러 개 써서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나지 않아 문제의 계정을 내가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혜경궁 김씨 계정의 이니셜이 내 이름 이니셜과 다르지만, 당시에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 때 별다른 의미 없이 막 만들 때여서 내가 만들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A씨를 조사한 경찰은 언론과 거리를 두며 조사 내용에 대해 엄격한 보안을 유지했다.
경찰은 이 지사 카페 운영자와 전 운전기사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감에 따라 이 지사 부인인 김혜경씨에 대한 조사를 저울질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혜경씨측) 법률 대리인과 조사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면서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경찰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한 지상파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혜경궁김씨)트위터 계정은 집사람이 하던게 아니다. 아내는 제 트위터하고 페이스북을 모니터링 정도 해주었고 실제로 본인(아내)은 전혀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고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지난해 4월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트위터 계정이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이 지사 부인 이름인 김혜경씨의 영문 이니셜과 같다는 등의 이유로 김씨 계정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전 의원측은 최근 이 고발 사건을 취하했지만 경찰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국민소송단 법률대리인인 이정렬변호사가 지난 6월 '혜경궁 김씨' 계정과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김씨를 경찰에 고발한 사건도 남아 경찰은 끝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이 변호사는 고발장을 통해 '혜경궁 김씨' 계정인 '@08__hkkim'의 계정 정보에 나타나는 휴대전화 끝 번호 두 자리와 이메일 주소 등을 토대로 볼 때 해당 계정주는 김씨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아내는 SNS 계정이 없다"며 인신공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수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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