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배치돼 6년여간 과학수사에 혁혁한 공을 세운 체취증거견이 시신 수색 중 독사에 물려 순직했다.
경찰견은 체취증거견과 탐지견으로 나뉜다. 체취증거견은 인적·물적 증거물 발견 등 임무를 수행하고, 탐지견은 폭발물 탐지가 전문이다.
28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과학수사계 소속 체취증거(Human Scent Evidence)견인 래리(저먼 셰퍼드·수컷)가 지난달 23일 오전 충북 음성군 산에서 실종된 A(50)씨를 수색하다가 독사에게 왼쪽 뒷발 등을 물렸다.
래리는 생후 1년 6개월가량 된 2012년 8월 대구경찰청에 처음 배치됐다.
숨지기 전까지 6년여 동안 살인 등 전국 주요 강력사건 현장 39곳과 실종자 수색 현장 171곳에 투입돼 사건 해결 단서를 제공하는 등 수많은 공을 세웠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경북 포항시 북구 오천읍 오어지 부근 야산에 매장돼 있던 곽모(43·여)씨의 시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곽씨 시신은 등산로에서 30m 가량 떨어진 땅속 60∼70㎝에 묻혀 있었고 용의자인 남편은 "아내가 실종됐다"고 신고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여서 래리가 없었다면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사건이다.
경찰은 순직한 래리가 그동안 쌓은 공을 고려해 경북 청도에 있는 반려동물 전문장례식장에서 사체를 화장하고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경찰은 래리를 기리기 위해 A3 크기로 래리의 사진과 공적 등을 기록한 추모동판을 만들어 과학수사계 입구에 달기로 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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