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별검사(59·사법연수원 13기)가 이끄는 드루킹 특검팀이 지난 10일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사무실인 느릅나무출판사에서 확보한 휴대폰과 유심카드를 분석 중이다.
11일 박상융 특별검사보(53·19기)는 기자간담회에서 "쓰레기봉투와 종이박스 안에서 발견된 휴대폰 21대, 유심카드 53개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 중에서 유심카드 53개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유심카드 표면에 일련번호와 경공모 회원으로 추정되는 닉네임이 적혀있다"며 "누군가 이를 이용해 대포폰을 만드는 데 사용했고, 그 대포폰이 매크로(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 작동에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유심카드에 적힌 일련번호와 닉네임을 바탕으로 가입자 인적사항을 확인한 뒤 소환조사 등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느릅나무출판사 건물주로부터 경공모 회원들이 지난달 15일부터 17일 사이에 사무실을 정리하고, 남은 쓰레기 등을 건물 1층에 모아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공모 회원들은 건물주에게 '쓰레기를 봉투에 넣어뒀으니 쓰레기로 처리해 달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한편 압수수색 영장 없이 느릅나무출판사에서 휴대폰과 유심카드를 확보해 향후 재판에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 특검보는 "소유권은 건물주에 있다고 봐야 하고, 건물주로부터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물을 확보해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성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