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골목에서 여성운전자가 모는 자동차에 일부러 신체 일부를 부딪히는 수법으로 '170여 차례' 돈을 뜯어낸 40대 회사원이 구속됐습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이모 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이씨는 2012년 8월부터 2014년 3월까지 광주 도심의 골목에서 서행하는 자동차에 일부러 부딪혀 운전자 176명과 보험사 6곳을 상대로 3천만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그는 액정화면이 깨진 휴대전화를 들고 차에 부딪힌 뒤 수리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적게는 5만원, 많게는 50만원을 요구했습니다.
피해자 176명은 모두 여성운전자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회사원인 이씨는 검찰청 공무원을 사칭한 가짜 명함을 만들어 적당히 합의하자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일부 피해자는 사고 직후 이씨가 고의로 자동차에 부딪혔다고 여겼지만, 가짜 명함을 보고 나서는 의심을 거둔 것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습니다.
동종 전과가 없는 이씨는 집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범행 수법을 익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년 넘게 이어간 범행은 2014년 3월 사건 때 피해 운전자와 담당 보험사 직원의 추궁을 받으면서 중단됐습니다.
이씨의 사기행각은 보험금 지급 내용을 수상히 여긴 금융감독원의 신고로 4년 만에 탄로 났습니다.
금감원은 특정 기간 한 사람에게 자동차 보험금이 집중적으로 지급된 점을 수상히 여겨 작년(2017년) 10월 경찰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은 오래전에 발생한 사건이라 현장 폐쇄회로(CC)TV나 자동차 블랙박스 등 영상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이씨 금융거래 명세를 수집하고 피해자를 한 명씩 찾아다니며 증거를 모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이 차곡차곡 모은 증거를 내밀자 "생활비가 부족했다"며 범행 사실을 모두 털어놨습니다.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이씨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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