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방산시장은 최근 '착한' 화장품 재료를 사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인다.천연 재료 화장품은 자신이 선택한 재료를 신선한 상태로 활용할 수 있고 기호와 체질에 맞게 효능을 더하거나 뺄 수 있다. 또 화학 성분 걱정이 없고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나만의 '착한' 화장품을 경험해 보기 위해 6일 서울 방산시장을 찾았다.
방산시장에 위치한 '아가바띠'는 총 90여 가지의 원료를 사용해 스킨, 로션, 크림, 미스트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방산시장 주변에는 천연 추출물과 향료, 보존제 등 다양한 화장품 원료를 파는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 가게에서는 화장품 재료를 따로 구입할 수도 있고 매장에서 직접 완제품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초록빛으로 꾸며진 아가바띠 매장 벽면에는 화장품 원료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사진 = 조하영 인턴기자]
아가바띠 매장에 들어서니 가운데 큰 나무를 중심으로 초록빛으로 꾸며진 벽면에는 각종 추출물, 보존제, 향료 등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천연화장품이 익숙지 않은 고객을 위해 원료마다 자세한 효능을 적은 메모가 붙여있었고 잘 맞는 조합의 원료들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도 눈에 띄었다. 매장을 찾았을때 한 모녀가 함께 매장을 찾아 천연 추출물과 패키지 상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또 20대 초반의 여성 손님은 지인에게 선물한다며 미스트를 직접 만들어 가기도 했다.가게 매니저는 "20대 젊은 여성분들 뿐 아니라 50대 중년 여성분들이 많이 찾는다"라며 "최근에는 병풀, 브로콜리, 히알루론산 등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기자도 병풀, 캐모마일, 라벤더워터, 네롤리워터를 조합한 마스크팩과 녹두, 녹차, 백년초, 연꽃이 들어간 미스트를 직접 제조해 보기로 했다. 소독된 용기에 수분베이스와 직접 고른 원료들을 차례로 넣었다. 일랑일랑, 레몬, 스윗오렌지, 라벤더 등 원하는 향의 향료까지 넣어 섞어주면 손쉽게 미스트와 마스크팩이 완성된다. 제조를 도와준 가게 직원은 만든 날짜와 성분 등을 적은 라벨을 붙여 완성된 제품을 건네줬다. 이어 "천연 화장품은 냉장보관이 원칙이며 6개월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의사항도 덧붙였다.
기자가 만든 미스트에 들어간 병풀, 캐모마일 추출물과 라벤더, 네롤리 워터. [사진 = 조하영 인턴기자]
완제품을 만드는 데는 원료값(9000~1만원)을 포함해 제품에 따라 1만 8000원부터 2만 5000원대다. 고효능성 원료가 추가되면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천연화장품을 사용한 직장인 김수연 씨(24)는 "기성 제품들과 다르게 직접 첨가 향이나 재료를 선택해서 추가할 수 있고 첨가재료를 직접 알 수 있어서 민감성 피부인 사람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유튜브를 보고 흑설탕 스크럽을 직접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는 대학생 조민희 씨(22)는 "시중에 파는 흑설탕 스크럽은 방부제도 포함돼 있는데다 양에 비해 가격대가 있다"며 "만들어 쓰는 제품은 만들기도 쉬운 데다 가성비가 좋았다"고 말했다.
천연화장품의 효능과 관련해 한의사 A씨는 "병풀은 실제 피부조직의 재생 및 피부주름 개선용 유효성분으로 인증 및 사용되고 있다"며 "피부개선에 유효한 효과를 가진 한약재와 천연 재료들이 많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효능이 나타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최소 용량이 있으므로 의약품이 아닌 화장품의 효능을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조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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