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시에서 발생한 사흘간의 지진으로 일정을 취소한 여행객들이 여행사들의 '배째라'식 환불 대응에 속앓이하고 있다. 국내 주요 여행사와 항공사들이 위약금과 항공권 재발행 수수료 등을 면제하기로 방향을 정한 반면 일부 외국계 항공사와 숙소들은 환불을 거부하거나 위약금을 100% 받겠다고 어깃장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 방콕여행을 거쳐 19일 곧바로 에어아시아 항공편으로 오사카에 가려던 김 모씨(여·25)는 18일 예약했던 에어아시아 고객센터로부터 '환불이나 목적지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김 씨는 "(에어아시아가) 취소를 안 해주기로 유명하지만 자연재해에 따른 환불까지 받아주지 않을 줄은 몰랐다"며 "비행기표를 날릴 순 없어 꼭 여행하고 싶던 오사카를 포기하고 거기 도착한 뒤 바로 도쿄로 가는 쪽으로 일정을 바꿨다"고 말했다. 물론 도쿄로 행선지를 변경함에 따른 추가 비용도 김 씨의 몫이다.
22일 출국하기로 한 또 다른 여행객 김 모씨(여·26)는 항공 및 숙박 예약 사이트 '익스피디아'에서 잡은 일본 숙박업체가 환불을 해 주지 않아 울분을 토했다. 김 씨는 "호텔 측에 연락했는데 '현재 오사카는 열차도 운행 중이고 공항이 폐쇄된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못 오는 거냐'며 취소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스피디아 측은 "약관 상 호텔 에서 환불불가 상품이라고 표시한 상품은 환불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 에어아시아 측과도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오사카 여행 계획을 세웠다 수수료 7만원을 내고 항공편을 환불받았다'거나 '중개 사이트에서 예약한 숙소가 환불을 거절해 사이트에서도 손 쓸 도리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내용의 성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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