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인 스웨덴전의 거리 응원이 지난 18일 서울 각지에서 열렸다. 경기가 끝난 지 20여분이 지난 11시 10분. 응원전이 열렸던 서울 이화여대 앞 대현 문화공원은 버려진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광화문과 용산 일대 등 다른 응원장소도 대체로 버려진 쓰레기가 없고 깔끔했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길거리 응원전이 벌어질 때마다 시민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과거 모습과 대조적이다. 4년전 열린 브라질월드컵 때만 해도 응원 장소에 시민들이 먹다 남긴 음식물과 소주병을 무더기로 버리고 가 논란이 됐다.
이 처럼 거리 거리 응원전이 유독 깔끔하게 마무리된 건 지방자치단체의 철저한 대비 덕분이다.
경기 종료 후 쓰레기를 치우는 서대문구청 소속 청결기동대. [사진 촬영 = 송승섭 인턴기자]
이대 앞 거리 응원전을 조직한 서대문구청은 미리 청결기동대를 응원장소 주변에 배치했다. 청결기동대는 경기가 끝난 직후 즉시 투입돼 준비해 둔 청소도구로 거리정화를 시작했다. 모든 쓰레기를 치우고 분리 수거하는 데까지 채 30분이 걸리지 않았다.청소를 하는 대원들은 손에 쓰레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 "혹시 쓰레기를 버리실 거면 제가 들고 있는 봉투에 넣어 달라"고 먼저 말하기도 했다.
약 1만여명이 참가해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던 광화문 광장에서도 과거와 같은 쓰레기 더미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종로구청은 광화문 현장에서 쓰레기봉투를 무료로 적극 배포하고, 환경미화원을 곧바로 투입해 뒷정리를 시행했다.
종로구청 환경과의 한 관계자는 "종로구청에 소속된 환경미화원이 50여명 정도인데 경기 시작 전부터 다 출동해 있었다"면서 "미처 치우지 못한 쓰레기까지 깔끔하게 수거하기 위해 무대 해체가 끝난 새벽에 한 번 더 나가 물청소까지 하고 왔다"고 밝혔다.
또 "무대를 준비한 주최 측에도 중간중간 방송을 통해 쓰레기 수거에 대해 공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기가 끝난 직후 주최 측은 "아쉽게 패배를 했지만 자리를 떠날 때 가져온 물품과 쓰레기는 모두 챙겨 달라"고 공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서울 용산구 에이치디시(HDC)아이파크몰 옥상 그랜드캐노피에서 열린 야외 응원전이 끝난 후 줄을 서 쓰레기를 버리는 시민들. [사진 촬영 = 송승섭 인턴기자]
지자체의 노력과 함께 시민들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덕분이라는 의견도 있다. 용산구에서 열린 응원전에 참가한 대학생 이동수씨(24)는 "경기가 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사람들이 직접 쓰레기를 치우고 가더라"면서 "이런 게 다 스포츠 매너인데 우리나라도 예전에 비하면 시민의식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다.[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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